삼성·CJ, 이병철 추모식 앞두고 때아닌 '뒷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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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1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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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 삼성가 감정싸움 격화, 상속분쟁 영향인 듯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오는 19일로 다가온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 행사와 관련해 범 삼성가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CJ그룹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은 가족 간의 행사인 점을 감안해 언급을 자제해 왔지만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 입장을 밝힌다”며 삼성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CJ 측은 “지난 6일 추모식과 관련해 행사 주관자인 삼성 호암재단으로부터 가족 행사는 없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며 “오전 10시30분~오후 1시 삼성 참배 이후 다른 그룹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정문으로는 출입할 수 없고 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인 선영 내 한옥은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선대 회장 추모식은 한 차례도 예외 없이 가족들이 함께 참배하고 선영 내 한옥에 모여 식사를 했다”며 “가족 간의 조율도 없이 이뤄진 삼성의 통보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CJ 측은 “삼성은 정문 및 한옥 사용 불가에 특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뒷문으로 들어오라는 삼성의 통보는 다른 형제 및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J 관계자는 “신세계와 한솔 등도 동일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도 이날 반박자료를 내면서 정면으로 맞섰다.

삼성 측은 “선대 회장 추모식과 관련해 호암재단이 참배를 막은 적이 없음에도 CJ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올해 추모식은 그룹별로 진행키로 하고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설명 및 참배 안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옥은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주거시설로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다”며 “제수와 제기는 삼성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문 출입을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선영에는 정문이 없으며 선영에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를 안내해 준 것”이라며 “삼성 사장단도 매년 이 진입로로 출입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삼성과 CJ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해 재계에서는 이병철 회장의 장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불편한 심기가 추모식을 즈음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재현 회장은 추모식과 별개로 집에서 치러지는 제사를 이병철 회장의 장손 자격으로 주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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