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예상한 접전은 커녕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주요 경합지역 9개 곳을 내줌으로써 330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허용했다. 총 1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은 게임이 되지 않는 승부로 결판이 났다.
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미트 롬니 후보의 그림자를 빨리 버리려는 공화당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원래부터 롬니 후보는 공화당 본류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지 못했던 터라 선거에서 패배한 지금 더 이상 롬니와 당이 한묶음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선제 공격은 차기 공화당 대권 주자로 일컫는 바비 진달 루이지내아 주지사에서 나왔다. 롬니 후보가 선거 패배 직후 공화당 주지사들 모임에서 “오바마는 히스패닉, 싱글 맘 등 소수계에게 선물을 던져줬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발언한 것을 진달 주지사는 강하게 비판했다.
진달 주지사는 “유권자들에게 표를 팔아 당선됐다는 이런 식의 발언과 평가는 공화당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바보같은 발언을 더 이상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진달 주지사는 “이런 말을 들으면 당사자인 유권자들은 당연히 기분이 상한다”며 “공화당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스콘신의 스콧 워커 주지사도 “우리 당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며 “우리가 소수 부유층이나 챙기는 이미지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당의 정책 노선을 고민중이지만 당장 뽀죡한 수단이 없는 공화당으로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린제이 그래함 상원의원은 “우리는 지금 구멍에 빠져 있는데 롬니의 발언은 우리를 더욱 깊은 구멍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며 “이럴 때는 차라리 가만 있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이같은 좌절감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무려 71%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아시안, 여성들 대다수가 롬니로부터 등을 돌린 사실 때문이다. 이같은 판도라면 의원 선거는 물론이고 앞으로 4년 후 있을 대선도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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