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Financial Nomad 시대, 국내 금융소비자의 금융이용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에 '파이낸셜 노마드'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 노마드'란 본인의 금융니즈에 적합한 상품이라면 기존 금융기관과 인연을 과감하게 단절할 줄 아는 냉정하고 자기주도적인 금융소비자를 의미한다.
연구소의 분석 결과 은행고객 중 30%가 평소 자주 거래하는 은행과 자산을 가장 많이 예치한 은행이 일치하지 않았다. Y세대 고객 중에서는 무려 40%가 거래은행과 자산예치은행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같은 '파이낸셜 노마드'의 증가는 금융기관 간 경쟁을 촉진시켜 금융서비스를 개선시키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연구소는 '파이낸셜 노마드' 성향의 고객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전문 조사업체인 패널인사이트에 의뢰해 지난해 9월 말부터 올 10월 초까지 전국 1536명의 금융회사 고객과 94명의 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금융이용 행태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평균적인 국내 금융소비자는 금융상품 선택에 있어서 자기주도적인 성향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은행의 경우 60∼70% 이상의 고객이 친밀성이나 금융상품의 무차별성 등의 이유로 금융기관을 기준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했다.
상품성에 대한 판단(10∼20%)이나 지인의 추천(10∼20%)에 의한 금융상품 선택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은행에 비해 점포가 많지 않은 비은행 금융기관 고객인 경우에도 상품성보다는 금융기관 선호도를 금융상품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지목하는 경향이 우세했다.
금융소비자를 금융자산 규모와 나이 등으로 세분화해 살펴본 결과 금융자산이 많은 부유층과 Y세대는 대체로 자기주도적인 금융소비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금융자산의 보유규모가 커질수록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상품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금융소비자의 비중은 40%가 넘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Y세대의 경우 거의 모든 금융상품에 걸쳐서 상품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고객 비중이 가장 많은 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상품 선택 이전 단계인 정보탐색 단계에서는 3개 이상의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 비중이 72%, 5개 이상 채널 이용고객 비중이 45%에 육박하는 등 금융쇼핑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설립 25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최흥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기념 떡 커팅을 하고 있다. |
이밖에 연령대가 높을수록 금융기관 직원이나 전통 매체의 상품 추천 정보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령대가 낮은 고객들은 지인과 인터넷 관련 매체 등 새로운 채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고, 인터넷으로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비중도 높았다.
즉 젊은층일수록 향후 '파이낸셜 노마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X세대(39∼49세)와 베이비붐 세대(50∼58세)는 은행 예적금이나 신용카드 선택시 상품성 고려비중이 10% 내외로 낮게 나타나 '파이낸셜 노마드'의 성격이 강하지 않았다.
연구소 측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부채가 많은 계층으로서 대출기관 변경시 번거로움이나 불이익 등을 우려해 금융상품 선택에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이들 역시 활발하게 금융쇼핑을 한다는 점에서 향후 재무상황이 개선되면 자기주도적인 소비성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IT의 지속적인 발달과 저성장저금리 추세 등으로 파이낸셜 노마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회사들은 점포 운영전략의 변화,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등으로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7일 은행연합회에서 연구소 설립 25주년 기념 리셉션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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