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6% 상승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개월간 2%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8월(1.2%) 이후 다시 1%대로 떨어졌다. 10월 0.1% 내린 데 이어, 11월에도 0.4% 떨어지며 하락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배추·파 등 신선식품은 크게 올랐다. 채소류·과일류 등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6.6% 하락했지만 1년 전에 비해선 8.0%나 치솟았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배추(90.3%), 파(89.0%), 무(54.4%), 배(46.6%) 등이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밖에 소비자 체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전철료(13.2%), 시내버스료(10.1%), 지역난방비(12.0%), 도시가스비(4.7%), 전기료(2.1%), 전셋값(3.9%)와, 월세(2.1%)도 전년 동월보다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 가계지출과 소비자물가상승률 자료를 토대로 소득분위별 물가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 계층(저소득층)의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4% 올랐다. 반면, 소득 상위 20% 계층(고소득층)의 물가상승률은 1.5%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물가상승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이들의 소비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은 식료품 소비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기준 20.1%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고소득층은 전체 소비규모가 커 지출에서 식료품이 점하는 비중(11.4%)이 낮다. 이 때문에 식품 가격이 오르면 저소득층의 물가부담이 더 커지는 것.
반면 고소득층의 물가상승률이 저소득층을 웃돌았던 기간은 대체로 고소득층의 교육비 상승이 두드러졌을 때로, 이는 고소득층의 교육비 지출 비중(14.1%)이 모든 지출 가운데 가장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표상의 물가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 등의 이유로 체감물가는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장철 채소 물가와 공공요금 등 서민 밀접품목이 많이 오른 상태이며,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고 소득이 좋지 않을 때는 약간의 가격 변동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체감물가가 더 안 좋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무상보육지원 등 복지정책으로 인해 내년 2월까지는 전반적인 지표상 물가가 낮게 측정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보다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수급 조절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물가는 먹거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큰데 현재 서민과 밀접한 물가가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