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제18대 대통령 선거 정국에서는 뚜렷한 부동산 정책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안철수'라는 이름으로 불었던 새 정치 바람이 그의 후보 사퇴와 함께 사그라들면서 대선 판도는 진영 논리와 이념 대립의 각축장이 된 양상이다.
이번 대선에는 각 후보의 '대표 공약'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때에는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같은 대형 정책 이슈가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정책보다는 후보의 명품 옷이 몇 벌이고, 앉았던 의자가 얼마라는 등의 가십이 오히려 더 부각되고 있다. 또 '유신의 잔재'라든지, '실패한 정부의 후계자'라는 악의 듬뿍 담긴 비방이 후보와 정당을 넘어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난무하고 있다.
물론 한 나라를 이끌 지도자가 될 사람이라면 그가 걸어온 길, 역사의식, 사상 등은 중요한 문제다. 대통령의 판단 하나에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또 실패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 영역, 특히 부동산 분야가 아닐까 싶다.
집은 경제기반이 된다. 젊은 날엔 '내 집 마련'이 경제활동의 최대 목표이고, 수익형 부동산은 주요 노후 대비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떨어진 집값에 재산이 반 토막이 난 사람은 경기부양책을, 나날이 치솟는 전셋값에 집 없는 설움을 겪는 세입자들은 렌트 푸어 대책을,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제대로 된 임대주택 공약이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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