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해 세계 8위로 우뚝 섰다. 글로벌 경제침체에도 불구하고 보여준 한국무역의 놀라운 저력에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무역 2조 달러를 향한 장미빛 미래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남아있는 ‘세계 경제 침체’라는 뇌관을 고려했을때 향후 무역 2조 달러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8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2월 무역규모 동향’에 따르면 국내 수출을 주도한 무선통신기기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옮겨가면서 수출물량이 전년 대비 23.7%나 감소했다. 또 수출은 전기전자, 석유제품, 반도체 등 소수 제조업에 집중돼 있는 반면, 선박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인채 경기 회복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경부 무역정책과 관계자는 “장기화된 유로존 재정위기와 중국의 불확실한 경기회복, 미국의 재정절벽 등 ‘삼중고’가 반영된 결과”라면서 “사실상 이번 1조 달성은 한·미 FTA에 따른 대미 수출 증가와 아세안, 중동 등 신흥시장 교역이 늘어 중국, 유럽연합(EU)의 수출부진을 메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은 수출의 고용효과를 확대하고 무역 2조 달러를 위해서는 서비스 분야의 수출산업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국내 전체 수출 중 49.8%를 차지하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분야의 수출은 상당히 저조하다”며 “팝, 드라마, 농식품과 같이 다양한 서비스 분야가 수출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류나 회계·법률·컨설팅 등 제조 지원 서비스 등 제조업 연관 분야에서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최근 K팝 성공처럼 제조업에 문화를 덧씌워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비스 수출산업화를 통해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 또 과도한 무역의존도를 낮추고 수출과 내수 간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수출 비중이 33%에 불과한 중소·중견기업이 핵심 수출 주체로 활약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데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조석 지경부 차관은 “내수기업을 수출기업화하기 위한 성장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면서 “수출 선도기업 육성,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 월드 클래스 300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