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요동치는 '2000만의 표밭' 수도권과 대선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이번에도 최대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이지만 야권이 약진하고 있는 PK도 격전지로 분류된다.
지난달 27일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후 박 후보는 이들 지역에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 7일 안철수 전 후보가 부산에서 문 후보에 대한 적극 지원유세를 벌이면서 표심도 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도권 '대혼전'…중도·무당파 잡기 경쟁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박원순 후보가 약 7%포인트 차로 승리했고, 4·11 총선 비례대표선거에서 수도권의 경우 진보진영이 보수진영보다 4%포인트가량 더 많은 지지를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진통으로 국민적 피로감이 급상승했고 '민생대통령'을 내건 박 후보의 적극 공략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대혼전 양상이다.
한국갤럽의 지난 3∼7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지역에서 문 후보는 44%의 지지를 얻어 박 후보(42%)보다 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인천·경기에선 박 후보 44%, 문 후보 43%였다.
리서치앤리서치의 3∼5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서울에서 박 후보가 45.6%, 문 후보가 42.0%를, 경기·인천에서 박 후보가 39.4%, 문 후보가 46.2%를 각각 기록하는 등 혼전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혼전 양상을 깰 변수는 '안철수 지지층'으로 있다가 부동층으로 이동한 이탈표를 얼마나 문 후보 쪽으로 끌어내느냐다. 그러나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불협화음이 박·문 후보의 균형상태를 깨진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문 후보 지지율이 2~3%포인트 상승해 박빙 승부"라며 "안 전 후보의 적극 지원유세와 문 후보의 새정치 실현 조치 등이 나온다면 이슈에 민감한 수도권 유권자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캐스팅 보트' 충청…朴 유세
14대 대선 이후 충청지역의 표심이 대선후보를 결정해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충청이 이번 대선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던 날 일제히 충청지역을 찾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럽의 조사를 보면 충청지역에서 박 후보는 56%의 지지율로 문 후보(37%)를 19%포인트 앞서고 있다. 앞서 글로벌리서치의 지난 5일 조사 결과도 대전·충청지역에서 박 후보는 58.4%로 36.6%를 기록한 문 후보를 21.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새누리당은 박 후보가 그동안 잦은 유세를 통해 세종시 원안 고수 등의 내용을 전달해 우호적인 민심을 쌓아오는 등 공 들인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충청지역은 자신들의 속내를 잘 안 드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분명히 반전의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요동치는 PK… 文 약진
안 전 후보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단일화를 완성한 문 후보가 처음 찾은 곳은 부산이다. 안 전 후보도 지원유세 첫 지역으로 부산을 꼽았다.
부산 출신인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부산에서 첫 공동유세에 나선 점은 PK가 최대 승부처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선 초반 '부산 출신'이라는 기대감이 겹쳐 이들 야권 후보에 대한 PK 지지율이 40%대에 이르렀지만, 단일화 진통이 이어지면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30% 초·중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PK(울산 포함) 지지율은 박 후보가 53%, 문 후보가 39%를 기록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박 후보 53.6%, 문 후보 35.9%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와의 공조 강화를 통해 40%대 지지율로의 재진입을 노리는 데 사활을 걸고, 박 후보로서는 문 후보의 PK 지지율을 30%대 초반에 묶어두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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