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 MBC 제공 |
9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2-가왕전'에서 박완규는 라이오넬 리치의 '헬로'를 들고 나왔다. 기존 강력한 고음의 창법으로 우승을 독차지했던 박완규는 이날 이례적으로 달콤한 발라드를 들고 나왔다. 박완규는 그동안 선보이는 야수같은 고음을 접고 감미롭고 진한 감성을 목소리에 실었다. 변신은 성공했지만, 최종 결과는 탈락이었다.
박완규는 탈락이 확정되자 "'나가수'는 저를 변화시킨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대중이 준 사랑이 병들고 지쳤던 암을 치유했다. 앞으로 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완규는 '나가수'에 들어와 가수로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초창기 '나가수'에 대해 강력한 반감을 보였던 박완규였지만, 그는 대중의 평가 앞에 부끄럽지 않는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1주일만에 원곡을 편곡해야 하는 '나가수'의 경연 시스템은 박완규에서 큰 부담을 줬다. 이는 다른 가수도 인터뷰 때 토로한 바 있다. 박완규는 대중이 강한 고음 창법만 요구하는 것에 지쳐갔다.
박완규는 실제로 '나가수'에 나가는 것에 탐탁치 않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나가수'에 대해 크게 비판하기도 했다. 주변의 설득에 '나가수'에 출연했지만, 박완규는 뮤지션의 자존심과 인기 사이에서 고민해왔다. 박완규는 경연에서 '하망연' '비련' '비밀'을 불러 주목을 받았다. 절규하는 고음창법에 관대중을 박수를 보냈지만, 그럴수록 박완규는 고민이 커졌다. 가수가 노래 잘하는 것이 고음창법이라고 대중이 인식하는 게 걱정됐기 때문이다.
이후, 박완규는 '나가수'에 나갈 경연곡을 선곡할때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 라이오넬 리치의 '헬로'를 선곡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박완규는 대중을 사로 잡는 고음 창법 때신 다양한 창법을 보여줌으로써 편견을 깨려고 시도한 것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박완규씨가 고음이 주가되는 노래를 제외하고 다른 곡을 선곡한 것은 '나가수'에서 공식처롬 굳어진 '고음=우승'이란 편견을 깨려고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종 탈락했지만, 박완규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완규가 방송애서 지르는 창법을 버린 것은 '나가수2'를 보는 시청자에게 암묵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노래는 고음 지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결과적으로 박완규의 고집스런 선택은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박완규는 가수로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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