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2013년, 은행권의 성숙을 기대합니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힘들었죠. 그런데 내년이 더 걱정돼요. 벌써부터 겁이 납니다.”

한 시중은행의 여수신 업무 담당자에게 올 한해를 보낸 소감을 묻자 이같은 답했다. 은행 근무자들은 대부분 내년이 더 두렵다고 한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올해는 은행권이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를 보냈다. 올 상반기에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금융권의 재편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 악화와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으며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의혹과 더불어 학력차별과 서류조작 등 대출 관련 부적절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금융소비자보호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인해 떨어지는 수익성을 붙드는 데 골몰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난중지난(難中之難)'을 예고하고 있다. 어려운 일 중에 가장 어렵다는 뜻으로 그 어느 해보다 위기극복이 중요한 상황이다.

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은행권은 더이상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다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해진 상태다.

새로 들어서게 될 정권에서는 어찌됐든 금융소비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제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을 적절히 관리하는 한편 서민금융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 은행권의 어깨가 무겁다.

소비자 보호와 사회공헌은 결국 금융에 대한 신뢰와 더 나아가 수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은행권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결국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지 않겠는가. 내년 한 해 은행권의 한층 성숙된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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