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 등에 따른 외부 충격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 온 미국 경제는 2013년 중대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다. 민주, 공화 정치권이 치열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는 재정절벽이 가장 시급한 주요 변수로 도사리고 있다.
그동안의 위기가 국내 민간기업(리먼브러더스 등 금융회사)이나 외부 국가(유로존 재정위기)에서 온 것이라면, 이번 재정절벽 위기는 미국 정부가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국내 민간 분야와 국외 분야를 추스려 경제 회복에 안간힘을 써왔던 미국 정부가 스스로 만든 재정절벽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재정절벽의 위력은 크다. 만일 양당이 최악의 경우 세금감면안 연장 및 세수 확보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하면 연간 6000억달러에 이르는 정부 지출 삭감의 충격이 실물 경제에 전해지게 된다. 따라서 2013년 미국 경제는 우선적으로 재정절벽을 어떻게 피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재정절벽을 원만하게 피했다는 가정하에 2013년 1년간 최대 2.6%(OECD 전망), 최소 2.1%(IMF)의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도 IMF와 비슷한 2.2%를 전망했다. 그럼에도 현재 수준에서 2% 이상이면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1차적인 경제지표 목표로 삼는 수준이 연간 2.5% 정도의 경제 성장률과 6.5% 이하의 실업률이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는 2012년 가장 견실한 안정을 다진 부문이다. 케이스-쉴러 지수 등 미 전역 주요 20개 대도시 권역의 주택 시세를 가늠하는 지표들은 지난 연말까지 상승세를 그려왔다. 부동산 업계도 주요 도시권의 주택 거래는 매우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상 최저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시장에 많은 좋은 가격 대의 매물이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2012년 대다수 급매물이 소화됐기 때문에 2013년에도 주택시장이 계속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지표는 지난해 1년간 꾸준히 개선돼 왔다. 11월 대선 직전 발표된 9월 실업률 지표가 몇년 만에 처음으로 8% 아래도 하락했고 2012년 연말까지 이 수준을 지켰다. 그럼에도 2007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실업률이 5% 이하였음을 기억한다면 여전히 미국의 노동시장은 불안하다. 실업률이 개선되더라도 구직을 포기한 노동력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 올해 실업률은 최대 7% 초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지출 여력과 기업의 투자 여력은 연준이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에 의해 2013년에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2년 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연말 소비 매출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고, 기업들은 상업융자나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양쪽 모두 최저 금리 혜택을 볼 수 있어 투자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실물 경제가 얼마나 견실하게 상승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또한 연준의 양적완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기업의 투자 심리도 함께 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경제는 2012년까지 C학점을 벗어나 2013년 B학점까지는 받을 수 있는 경제 여건으로 분석된다. 재정절벽, 유로존 재정위기, 중국의 성장 둔화, 중동 전운 등 내외부 변수의 충격을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내년 이후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경제가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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