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업황부진으로 줄줄이 실적 쇼크를 기록하자 일부 증권사는 내부유보율을 끌어올리며 불황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내부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들이 미래의 자금수요에 대비해 이익을 투자나 배당보다는 내부에 쌓아 두는 것을 말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증권사 21곳의 지난 6월 말 평균 유보율(별도재무제표 기준)은 209.07%로 지난해 같은 때(216.97%)보다 7.89%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이 기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두 배가량 끌어올린 NH농협증권을 제외하면 224.56%에서 227.56%로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김고은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거래대금 감소와 대규모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자 증권사들이 이익을 유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별로 미래에셋증권은 6월 말 현재 유보율 991.74%로 전년 동기 대비 46.37%포인트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7.29% 줄었으며 순이익은 0.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적자로 돌아선 동부증권은 내부유보율(126.16%→143.39%)이 17%포인트 이상 늘었으며, 삼성증권과 HMC투자증권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유보율이 각각 15.40%포인트, 14.4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안전 위주의 경영으로 금고를 굳게 잠갔다. 신영증권은 1분기 말 내부유보율 998.48%로 전년 동기 대비 46.72%포인트 급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2%, 35% 이상 늘었다.
키움증권 또한 유보율이 616.36%에서 660.56%로 4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경우 신용융자잔고에 대한 이자 수익이 높아 유보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향후 신용잔고 증가를 대비해 이익을 최대한 쌓아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일부 증권사는 벌어들인 수익이 자본금에도 못 미쳐 유보율이 100% 미만인 증권사도 있었다.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말 이익잉여금 3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0억원 가까이 줄면서 내부유보율이 100.05%에서 72.86%로 27.19%포인트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유보율이 너무 낮을 시에는 상대적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증권사별로 경영방침에 따라 유보율이 달라 일괄적으로 보긴 힘드나 유보율은 회사의 이익현황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적정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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