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 기자=24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팬택 20여년 역사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설립자이자 오너 경영인으로 통한다.
특히 수 차례 위기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오뚝이 정신’으로 극복해 재계의 귀감을 샀다.
박 부회장은 1962년 12월 30일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그는 1987년 맥슨전자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 IT업계와 연을 맺고 1991년 3월 29일 팬택을 창립하고 무선호출기(일명 삐삐)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7년부터 CDMA이동전화 단말기(휴대폰)사업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갔다. 2001년 11월에는 현대큐리텔을 인수했고 2005년 12월에는 SK텔레텍(구 스카이)을 2009년 12월에는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합병해 지금의 (주)팬택을 만들었다.
거침없이 팬택의 성공신화를 써가던 박 회장은 2006년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모토로라의 휴대폰 ‘레이저’에 대한 부담이 창업 15년만에 유동성 위기로 작용한 것이다. 2007년 4월 19일부터 팬택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때부터 박 부회장은 창업주로서 모든 권리와 약 4000억원의 지분도 포기하고 기업회생을 위해 불철주야 매달렸다. 매일 아침 6시출근, 퇴근과 주말은 없는 5년 반이 흘렀다.
기업개선작업을 통해 박 부회장은 팬택의 경영전략에도 대대적으로 손을댔다. 그의 전략은‘선택과 집중’. 변화가 빠른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처해 2010년 초 스마트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으며 국내 제조업체 만년 꼴지 타이틀을 떼고 스마트폰 판매 2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박 부회장이 일군 팬택의 성과는 놀랍다. 팬택은 기업개선작업이 시작된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2012년 2분기까지 흑자 행렬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하면서 4분기 연속 적자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팬택은 올 2분기에 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1분기의 78억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되며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팬택은 올해 초 베가넘버6, 베가아이언, 베가LTE-A 등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턴어라운드를 꾀했다. 팬택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도 흑자 전환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흑자 전환을 성공할때까지 자발적으로 월급을 삭감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일단 표면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의 실적이 좋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은행 채권단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건강 등 일신상의 이유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회사 경영에서 박 부회장이 차지하는 역할이 엄청나다는 측면에서 채권단을 둘러싼 또다른 노림수가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로 알려진 박 부회장의 사퇴를 놓고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지난 2011년 박 부회장은 "워크아웃을 겪는 5년 동안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휴식이 필요하다"며 갑작스런 사의를 표명했다가 9일 만에 경영복귀를 선언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