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사업을 주도해온 최태원 SK 회장과 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맡아온 최재원 부회장의 부재로 SK그룹의 경쟁력 훼손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다. SK그룹이 전문경영인체제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대규모 신규 투자나 M&A, 현지 정부 고위층과의 협상이 필요한 해외사업 등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SK는 STX에너지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1조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전인 만큼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데, 최재원 부회장까지 구속되면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태원 회장이 태국 총리와 논의했던 홍수‧재해 대응시스템 사업 협력 건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이 경영을 맡았던 당시 M&A가 단행됐던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지만, 최 회장이 8개월째 수감생활을 겪고 있는 동안 M&A는 물론 해외사업에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어 대비된다. 7년 만에 성사된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국영석유기업 시노펙 간의 협력사업인 우한프로젝트도 연초에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었으나, 최 회장의 부재로 반년여 늦춰진 것으로 전해져 경영공백에 따른 사업차질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1심에서 무죄였던 판결이 2심에선 유죄로 바뀌면서 최 부회장이 맡아온 전기차용 배터리 등 신사업도 추진 동력을 잃을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서산공장이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으나, 고객사를 찾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마케팅이나 추가 증설에 필요한 투자 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SK 안팎의 관측이다.
오너 부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SK그룹은 현재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의장을 맡아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집단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긴급 회의를 갖고 재판 결과에 따른 향후 대처방안을 논의했지만 총수 형제 모두 구속된 것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에 실익은 덜하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대규모 신사업은 오너의 결단 없이는 어렵다”며 “최태원 회장이 맡아 왔던 해외사업도 정부의 허가나 지원을 받기 위해 오너와 현지 고위 공무원 간의 교류가 있었던 점을 볼 때 전문경영인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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