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지급 요구 자살시위벌인 중국 농민공들

 

지난 3일 중국 란저우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자살시위를 벌이고 있는 농민공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조용성 기자 =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시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농민공들이 회사 옥상에서 자살시위를 벌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중국신문사가 6일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1시경 란저우()시 중심가 8층짜리 건물 옥상에 6명의 농민공들이 옥상난간을 잡고서는 자살하겠다고 고함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웅성대기 시작했고 경찰들이 출동했다. 이들은 2012년7월부터 2013년8월까지 구조물 공사를 해왔다. 공사는 완공됐지만 근로자 20명은 모두 24만위안(한화 약 410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고, 이들은 수차례 임금지급을 요구했지만 회사측 반응은 없었다. 이 중 일부는 자포자기한채 고향으로 돌아갔고 남겨진 사람들은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방법을 찾지못한 6명의 농민공들이 회사 옥상에서 자살시위를 벌이게 된 것이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업체 사장은 급히 10만위안을 송금해 사태를 처리토록 했다. 하지만 농민공들은 전액 지급을 요구하며 자살시위를 풀지 않았다. 이에 회사측 작업반장이 지인들로부터 8만위안을 급히 빌려 6인의 시위자들에게 18만위안을 지급했고, 농민공들은 3시간여 동안의 자살시위를 중단하고 건물에서 내려왔다. 

이같은 일들은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징광(京廣)로에 있는 정저우신발포장센터 신축 공사장 앞에서 100여 명의 농민공들이 무릎을 꿇고 체불 임금 해결을 호소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부모님 제사를 모시려고 우리는 사장에게 무릎을 꿇는다'고 쓰인 현수막을 펼쳐들고 밀린 임금을 달라고 애원했다.

23세 허난성 린저우(林州) 출신 왕(王) 모씨는 "공사는 이미 마무리됐는데 2년 동안 일하고도 임금은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어떻게 고향에 가서 설을 보내란 말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이 공사를 도급받는 업체는 지난해 9월 공사 대부분을 완료하고 나서 노무회사에 임금의 80%를 지급했다고 주장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악덕기업주와 농민공들의 투쟁은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연례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경기 둔화로 근로자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라서 중국 정부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무원 인력자원·사회보장부와 공안부 등 10개 관계기관은 합동으로 구성한 5개 감독반을 저장(浙江)성과 후베이(湖北)성 등 8개 성(省)지역에 보내, 체임 임금에 대한 실태 파악과 철저한 감독을 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당한 노동 보수의 지급을 거부할 경우는 법을 어긴 범죄행위로 간주해 처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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