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씨 “삼성 경영권 노린 것 아니다”, 에버랜드 소송 취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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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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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유산을 둘러싸고 벌어진 맏형 이맹희씨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분쟁에서 맹희씨가 삼성 에버랜드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14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열린 해당 소송 변론기일에서 맹희씨 측은 "(소송을 통해) 삼성 경영권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에버랜드에 대한 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단, 이 회장에 대한 청구는 유지했다.

맹희씨 측은 지난 2012년 2월 "이 회장이 다른 상속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단독으로 선대 회장의 상속주식을 관리했다"며 이 회장과 삼성 에버랜드를 상대로 1조원대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맹희씨 측은 재판 중 확보한 주주명부 등 주권거래 기록 등을 토대로 청구금액을 4조849억원으로 확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삼성생명 주식에 대한 맹희씨 등의 청구는 이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고 나머지 재산 역시 맹희씨 소유라고 볼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에 맹희씨는 청구금액을 96억원으로 축소해 항소하며 소송이 이어지다가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맹희씨 측 변호인이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등을 감안해 가족과 대화합 차원에서 (조정을) 생각해 보겠다"며 화해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에 이 회장 측 대리인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재판의 목적"이라며 "심사숙고했지만 재판 진행 결과를 보면 현재로서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맹희씨 측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선대 회장의 뜻이 명확해지고 후손이 어떻게 뜻을 이어가는가에 대한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는 게 이유였다.

선택은 이 회장에게 달렸다. 일단 이 회장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부정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 회장 측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맹희씨 측이 선대회장의 유지를 왜곡하면서 피고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주장을 계속해 해외 주요언론이나 투자자들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고, 이는 삼성그룹의 신뢰와 경영안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맹희씨 측이 삼성에버랜드 소송을 취하한 것과 관련해서도 전체 소송에서 에버랜드가 미치는 영향은 10% 내외로 작은 부분이라, 에버랜드 소송 취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 측이 지난주에도 소송 지속 의지를 밝힌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 회장 측도 자식들에게 경영권 후계를 생각해야 하는 만큼 가족들간의 원만한 관계 복원을 위해 큰 결심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이번 맹희씨 측 소송 취하에 대해서도 이 회장 측은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공판이 끝나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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