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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삼성테크윈 부장 (사진 = 삼성그룸 공식 블로그)
예고 없이 찾아오는 시련조차도 인생의 기회로 여긴다는 황해도 삼성테크윈 부장은 도전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삼성 문화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삼성그룹 공식 블로그인 '삼성 이야기'는 지난 14일 황 부장의 인생 스토리를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76년 중학교를 졸업한 황 부장은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워진 가정 형편을 일으키기 위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경상남도 마산의 한 철공소 견습공이 됐다.
이후 그의 손재주를 높이 산 철공소 사장의 도움으로 창원 한백직업훈련원에 들어가 악착같이 공부하며 기능인의 꿈을 키워갔다. 1981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고 가정을 이루는 등 행복한 삶을 이어가던 황 부장에게 시련이 닥쳤다.
1983년 작업 중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수술 후에도 극심한 고통으로 결국 그는 결국 기능인의 길을 포기하고 배추 장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너무 아까웠다. 스승들과 아내의 격려와 조언 덕에 평정심을 되찾고 다시 기계 앞에 선 황 부장은 삼성테크윈 기능직 경력사원 전형에 응시해 실기시험을 만점으로 통과하며 합격했다.
대졸 공채 직원은 물론 공고 출신 직원들에도 못 미치는 중졸의 학력이었지만 그는 주눅 들지 않고 주말 근무까지 자청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입사 2년 만에 모범사원상을 받을 만큼 인정을 받게 됐다.
이후 국내 최초 인공 고관절 개발, 국내 최초 액체 로켓 개발, 인공위성 발사체 엔진 핵심 부품 개발 및 세계 특허 취득 등 눈부신 성과를 이룬 황 부장은 2001년 국무총리 표창, 2003년 생산기계 부문 대한민국 명장, 2004년 석탑산업훈장, 2005년 근로자 분야 신지식인 선정, 2006년 기능한국인 선정, 2009년 대통령 표창 등의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삼성을 대표하는 마이스터가 된 그는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7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 3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이들을 지도한 이가 바로 황 부장이다.
한국 사회는 기능인보다 화이트칼라 사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능인들은 여전히 많다.
수십년 전 철공소에서 선반을 돌리던 시대를 지나 이제 로봇과 로켓 등 첨단 기술 및 제품을 만드는 게 기능인들의 임무가 됐다. 황 부장은 기능인들에게 희망과 같은 존재다.
이에 대해 황 부장은 "제 삶에 위기의 순간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모든 순간이 기회였죠. 남들이 위기라고 생각할 때도 저는 기회를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했을 뿐입니다"라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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