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대개 예술작가들의 창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단체나 기업들이 이들에게 단순히 조용한 작업 공간을 지원하는 문화 예술 후원 프로그램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별한 공간으로 작가들을 초청해 일정 기간 동안 머무르면서 새로운 환경과 체험을 통해 창작을 유도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순수미술 분야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분야를 초월한 다양한 예술 장르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 판매 1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Gelenfiddich)이 진행하는 ‘글렌피딕 아티스트 챌린지 to 스코틀랜드’ 프로그램은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스코틀랜드 글렌피딕 증류소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으며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25년 전통을 가진 글렌피딕이 글로벌 아티스트들을 양성하고 그들의 작품 활동을 돕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해 올해 13회째를 맞았으며,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예술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개인적 역량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국내 대표로는 ‘태양예배자세, 수르야 나마스카’로 유명한 아티스트 옥정호씨가 참가했다. 옥정호씨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글렌피딕 증류소는 예술 작가들이 한 번쯤은 거주하며 체험해 보고 싶은 매력적인 자연환경과 예술적 모티브를 가진 곳이다”며 “5대째 125년간 가족경영을 유지하며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위스키 장인들,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풍부하고 창의적인 예술적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글렌피딕 김일주 대표는 “국내 예술가들이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세계 무대에 진출해 한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며 “이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큰 사고를 가지고 세계적인 예술 작가들과 함께 생활하고 교류하면서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유명한 한국 예술 작가가 탄생되기를 바라며 그들을 최대한 국내외에서 돕겠다”고 밝혔다.
‘2014년 글렌피딕 아티스트 챌린지 to 스코틀랜드’ 공모전은 오는 2월 13일까지 참가접수를 받는다. 최종 1인으로 선발된 아티스트에게는 약 2200만원 상당의 스코틀랜드 3개월 체류비 및 작품활동비가 지원된다. 자세한 모집요강은 글렌피딕 코리아 홈페이지(www.maltwhisky.co.kr)를 통해 안내 받을 수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와 극지연구소가 후원하는 ‘2013 남극 노마딕 레지던스’는 남극에서 펼쳐지는 예술가 상주 프로그램이다. 남극이라는 신비한 장소에서 겪는 독특한 경험과 함께 세종기지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삶을 직접 체험하면서 이를 예술적 감성으로 표현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술 분야에 초점이 맞춰진 대부분의 레지던스와 다르게 다양한 분야를 대상하는 점이 특징이다. 소설 <생각>의 천운영 작가, 영화 '해피엔드', '은교'의 정지우 감독, <미생> <이끼> 웹툰 작가 윤태호,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 사운드 아티스트 이이언 등 전혀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하게 된다. 이와 함께 공동 작업으로 미디어 아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1년에는 16명의 아티스트가 몽골의 고비사막, 남극의 세종기지, 중국의 윈난성, 이란의 마술레에서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해에는 이란, 몽골, 인도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오는 3월 18일부터 지원자를 모집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ARTKIST 레지던시’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과 예술이 함께 하는 이 프로그램은 약 1년 동안 연구원 내 기숙사와 작업실 등을 제공하고 과학 연구자들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다.
일반회화에서부터 조각, 미디어 아트, 키네틱 아트 등 총 7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내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외에도 한국기계연구원(KIMM)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의 과학기술단체에서도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예술작품 창작에 나서는 등 예술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과학자와 예술가의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을 통해 창의융합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ARTKIST를 시작됐으며 앞으로 정기적인 간담회나 전시회를 개최하고 공동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협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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