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차관과 최 전 차관 모두 해양 분야 전문 관료 출신이라는 점과 ‘현장형 차관’으로 성실함과 리더십이 검증된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 이처럼 해수부 장관으로 차관 출신 정통관료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윤진숙 전 장관이 10개월 만에 하차하면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현장 감각이 있는 차관 출신이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내부에서도 해수부의 위상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장과 정부, 정치권 등에 협상능력이 좋은 인사가 장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통관료 출신이 후임 장관으로 임명돼야 실추된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오는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정치권 출신 인사를 내정할 경우 청문회에서 반대편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지방선거 이후 인사가 내정되더라도 장관 자리를 4~5개월 공석으로 두면 박근혜 정부 초기 해양 정책 누수가 커질 공산이 크다.
호남출신인 최장현 전 국토해양부 2차관도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해수부 차관급 인사 중에 해운·항만·수산을 아우르는 인물은 최 전 차관이 유일하다. 최 전 차관은 전남 광주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1회로 해양수산부에서 공보관,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해운물류국장, 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이어 한국컨테이너부두 공단 이사장,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재는 위동해운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고 있다.
최 전 차관은 ‘해운물류 e-비즈니스’ 최우수상 수상(한국해운학회 주관)과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건설, 화물연대 물류대란 수습, 태풍매미 컨테이너 크레인 붕괴 피해 최소화 등의 공로로 2003년 12월 홍조근정훈장을 받은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후임 장관 인선을 이달 중 마무리 지으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지방선거 이전에 국정을 정상화 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정치권의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경험이 많은 차관 출신이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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