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1위 탈환에 이어 올 들어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모두 높은 수출 신장률을 보이며 국내 무역흑자에 큰 몫을 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대들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난해 쾌조의 실적을 달성하며 반도체 수출 활황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37조44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7.3% 증가했다.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역시도 대폭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약 13조원을 수출해 전년(약 9조4000억원)보다 무려 38% 정도 증가한 수출 쾌거를 거뒀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출액이 33조원 이상이라고 가정하면, 지난해 국가 전체 반도체 수출액(약 61조원)에서 양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도 75%를 넘을 것으로 계산된다.
◆엔저에도 반도체 수출 순항
이들 기업의 선전으로 반도체는 지난해 13.3%의 증가율로 약 571억5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 3년 만에 석유제품을 제치고 수출 품목 1위 타이틀도 되찾았다. 특히 반도체 기반 ICT 수출은 사상 최대치인 1694억 달러에 달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작년 한국이 메모리 시장 강세에 힘입어 39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따돌리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올 들어서도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인다. 지난달 46억3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해 전년동월 대비 14.8%의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유지했다. 이는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과 엔저 악재를 이겨내고 달성한 결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덕분에 ICT 수출도 131억3000만 달러로 소폭이지만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0.2%)를 지켜냈다.
◆글로벌 영토 넓히며 활약
이러한 호실적은 반도체 업황 개선이 주된 원인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세계시장 점유율이 증가해 글로벌 경쟁사를 밀어내며 자체 분발한 면도 적지 않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세계 2위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이 2008년 6.5%에서 지난해 10.5%까지 성장해 14.8%의 1위 인텔을 맹추격 중이다. 특히 지난해 인텔은 전년(15.7%)보다 점유율이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유지했다.(2012년 10.3%)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고속성장과 더불어 모바일용 D램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모바일AP 경쟁력을 토대로 시스템반도체 수출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소속된 지 2년여 만에 사상최대실적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룹의 수출 2년 연속 600억 달러 초과 달성도 견인해왔다.
◆수출 먹구름 속 반도체 믿음직
올해 셰일가스 개발 붐에 따른 미국의 제조업 부활과 일본의 엔저 정책, 중국의 내수중심 정책 등 국내 수출에 불리한 변수가 많지만, 반도체는 호조를 이어가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수급 개선에 따른 단가 하향 조정이 예상되지만, 중저가 모바일 기기 시장의 지속적 성장과 스마트 기기의 고용량 메모리 탑재 등이 긍정적이다.
가까운 1분기를 내다보면, 코트라는 해외바이어와 주재상사들의 동향을 토대로 반도체 수출이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엔저로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예상을 하면서도, 반도체 수출이 2.6% 증가해 자동차(4.7% 증가 예상)와 더불어 수출 효자품목이 될 것을 점쳤다.
산업연구원도 중국 등 신흥권 스마트기기 시장과 세계 빅데이터시장 확대 등으로 낸드플래시, 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 재도약 전략을 마련하고, 반도체산업을 정보기술, 전자산업뿐 아니라 국내 경제를 선도하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다지고, 2025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2위와 장비‧소재 부문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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