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한국거래소가 최근 조경관리 예산을 증액하면서 5억원이 넘는 돈을 배정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이 취임 이래 경영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을 강조해 왔지만 방만경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조달청이 운영하는 국가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따르면 거래소는 1월 조경관리 용역 입찰 공고를 냈고, 사업예산 5억223만원을 편성했다.
용역업체는 제한경쟁을 통해 선정됐고, 2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35개월 동안 거래소 조경관리 사업을 진행한다.
금융권 공공기관 가운데 조경관리를 위해 따로 용역업체를 두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한 금융권 공공기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조경관련 업체를 선정한다면 사무실 내에 있는 난 정도만 관리하는 업체를 선정할 뿐 대규모로 조경을 관리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며 "거래소는 넓은 마당이 있어 특이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여의도 거래소 사옥은 옥외조경 면적이 웬만한 대형마트 크기에 맞먹는다. 이 안에는 교목과 관목을 포함한 나무 4만여 그루가 있고, 일부에는 잔디가 깔려 있다. 거래소 사무실과 로비 역시 난을 포함한 화분 700분이 배치돼 있다.
이런 점이 조경에 돈을 써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관련 예산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역시 문제다. 거래소는 국감이나 감사를 통해 꾸준히 방만 경영 문제가 지적돼 왔다.
올해 거래소 조경사업 사업예산은 직전에 편성한 2011년치 4억2527만원 대비 약 20% 증가했다.
최 이사장은 취임 후 거래소의 방만경영 문제가 제기되고 이 때문에 거래소 숙원사업인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서도 고배를 마시자 예산 감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달 기자단과의 신년회에서 "정부에서 방만경영 해소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왔으니 노사간 협의를 거쳐 복지 문제를 조정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만 잘 따르면 기획재정부에서도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올해 예산을 30% 감축하는 안을 내놨지만 실질적으로 조경관리 사업 예산 등이 포함된 지급수수료 감축은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다.
공공기관 경영공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2012년 기준 거래소의 지급수수료는 252억원으로 2011년 194억원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방만경영 해소를 위해 각 부분 예산을 대폭 삭감했지만 지급수수료 부분에서 줄어든 예산은 없다"며 "조경관리 사업 예산이 늘어난 것은 물가가 인상됐기 때문에 나타난 자연 인상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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