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지난해 사상최대 경상흑자는 불황형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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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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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내수 부진에서 비롯한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발표한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의 6%에 육박하는 흑자 규모는 무역 마찰과 환율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내수 부진 등 구조적 문제점의 심각성을 대변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내수 부진, 국제유가 하락, 품질 경쟁력 회복이 경상 흑자 행진의 원동력인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유가 등 가격 변수의 영향력은 작아졌고, 국내외 수요 등 물량 변수와 품질 경쟁력의 영향력은 커졌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경상 흑자 급증의 상당 부분은 수입 수요 둔화와 투자 감소 등 내수 부진의 심화로 나타난 것"이라며 "경상 흑자 확대를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친 경상 흑자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불균형 완화 흐름과 배치돼 교역 상대국과의 통상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며 "원화가치 절상(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황형 흑자'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과거에는 경상 흑자가 '기업이익 증가→투자·고용 확대→내수 회복'과 '원화가치 상승→경상수지 악화'의 경로로 수지가 균형을 찾아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이 국내보다 해외 투자를 선호하고, 환율의 조절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저축률과 투자율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GDP의 2.0~3.1%를 적정한 수준의 경상 흑자 규모로 판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안정적인 흑자 유지를 위해 기술력 위주의 수출 산업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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