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이중취업으로 인한 이중월급, 상품권, 지역특산품, 명품선물, 전자제품선물, 인사청탁알선수수료, 금융대출알선수수료, 주택구매할인혜택 등. '신의 직장'을 넘어서 '신이 숨겨놓은 직장'으로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을 혜택들이다. 수혜자는 중국의 청장(한국의 국장)급 공무원의 운전기사였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24일 광둥(廣東)성의 한 청장급 고위직의 운전기사였다는 펑(馮)씨의 사연을 통해 이들의 부패상을 전했다. 펑씨는 "2006년에서 2011년까지까 전성기였던 것 같다"며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들어선 이래 정풍운동이 벌어지면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땅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펑씨에 따르면 운전기사의 수입은 다른 일반직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펑씨는 청장의 주선으로 다른 회사 판공실 부주임을 겸임하게 됐다. 그는 한가지 일을 하면서 월급을 두군데서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더해 펑씨는 매달 성과급으로 1000위안 이상을 받았으며 연말성과급 역시 일반직원의 두배이상을 받았다. 또한 펑씨에게는 명절이 되면 두곳의 소속회사로부터 상품권이 선사됐다. 2006년에서 2011년까지 펑씨는 매년 3만위안(한화 약 510만원)어치 이상의 상품권을 받았다.
이는 어디까지나 양성적인 수입이다. 이 밖에도 펑씨는 음성적인 수입들도 함께 소개했다. 국장에게는 각지로부터 특산품이 올라왔으며 펑씨는 이 중 일부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각종 사치품과 패션용품, 명품 등의 선물들이 펑씨를 통해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펑씨에게도 선물이 전달됐다. 펑씨는 "청장에게 명품시계를 전달해 달라며 내게 그보다 한급 낮은 명품시계를 주는 식으로 뇌물거래가 이뤄졌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핸드폰 등 전자제품들도 선물로 전달됐다. 펑씨는 청장을 수행하면서 매 분기마다 1~2개의 핸드폰을 선물받았으며, 2011년 춘제에 펑씨는 7명의 가족에게 아이패드와 아이폰 하나씩을 모두 나눠줬었다고 한다. 또한 각종 정보료와 알선수수료도 짭잘했다. 펑씨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청장을 수행해 차를 몰았으며, 이 과정에서 얻게된 정보를 통해 여러가지 이익사업을 벌일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대가로 그는 아파트를 반값에 구매하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또한 청장과 진했던 은행, 대출회사 등을 통해 자금을 저리로 융통해 주변인들에게 고리로 대출할 수도 있었다. 친지와 지인들에게 취업알선이나 입학정보를 제공하고 정보료도 받았다. 그를 통해 공무원에 취업된 사람이 수십명에 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시진핑의 정풍운동 이후 공용차가 축소됐으며 양성적인 수입은 물론 음성적인 수입도 위축됐다. 공용차 개혁이 벌어지면서 공용차기사 일자리가 줄었지만, 고위급들의 운전기사들은 특별한 배려를 받아 좋은 직장으로 배치되고 있다는 게 펑씨의 설명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부패가 얼마나 만연해 있길래 운전기사마저도 이같이 부패해있나" "운전기사를 하더라도 택시, 버스가 아닌 고관대작의 운전기사를 해야한다"등의 비난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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