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58포인트(0.54%) 하락한 1954.1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틀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며 25.88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총 2235억원 순매도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의 대립이 위기 상황으로 전개되며 3일(현지시간) 러시아 증시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출렁였다.
러시아지수는 전날보다 12.01% 폭락했고, 다우 종합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도 일제히 하락해 낙폭이 한 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사태가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미미하다면서도 만약 장기전으로 번질 경우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더불어 지난 1월 아르헨티나 사태 이후 다소 완화 됐던 외국인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총 순매수액은 9902억원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치닫게 될 경우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그동안 보였던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매도로 전환하며 코스피의 대외변수에 대한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러시아 사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정유화학 업종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이자 일평균 원유 생산량 1위 국가다.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시리아, 리비아 사태보다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시라아와 이집트에서 내전이 발생했던 기간 동안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는 약 24.7% 상승했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사태로 단기간 국제 유가가 강세를 이어가며 정유 및 화학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정유ㆍ화학업체는 유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전이할 수 있고, 재고를 우선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사태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며 정유ㆍ화학 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러시아 수출 품목의 최상위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자동차 관련주로 집중될 것"이라며 "업종 내 펀더멘탈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 시장 우려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대외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전 거래일보다 3.3원(0.31%) 오른 1073.5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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