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삼성SDIㆍ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관련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ESS(Energy Storage System)란 심야나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에 송전망에 연결된 대용량 배터리에 전력을 충전해, 이를 전력수요 피크시간이나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장장치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내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12년 142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0년 3배 이상 증가한 43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ESS 시장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말 일본 교세라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교세라는 삼성SDI의 중대형 2차전지를 탑재한 ESS(용량 12㎾h)를 개발을 마치고 이달부터 산업 및 공공용 ESS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SDI는 2011년 10월부터 일본 니치콘과 가정용 ESS 독점 공급을 시작해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 가정용 ESS 시장의 약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산업 및 공공용 ESS가 추가 공급되면서 일본 내 시장 영향력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SDI는 ESS 관련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을 비롯해 유럽 등 글로벌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독일 카코와 ESS 공급 MOU 체결하고 2013년에는 미국 XP, 이탈리아 에넬과 ESS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과 배터리를 넘어 ESS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4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전력저장용 설비의 제조ㆍ설치ㆍ매매 및 냉각ㆍ공기조화ㆍ여과 관련 제품의 제조ㆍ설치ㆍ매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목적 추가는 LG화학이 ESS용 배터리 공급은 물론 향후 ESS 설치와 유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에너지 사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익산 석유화학 사업장과 2차전지 생산공장인 오창사업장에 각각 23㎿h와 7㎿h급의 초대형 ESS를 구축해 오는 7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후발주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력 저장장치인 슈퍼커패시터의 기술을 응용한 ESS 개발 연구를 위해 미국 맥스웰 테크놀로지와 MOU를 체결하고 현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미국 ZBB에너지와 손잡고 ESS의 일종인 화학흐름 전지(CFB) 개발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ESS 제품을 상용화한 효성도 홍콩전력청과 400㎾급 계통연계형 ESS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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