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는 한·캐나다 FTA 체결에 따른 수출관세 인하로 북미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입산 쇠고기 등 농축산물의 한국 시장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방한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11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비롯해 에너지·자원, 과학·기술, 북극, 산림 분야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교역·투자 등에 대한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어서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에 더욱 속도가 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협상이 타결될 경우, 관세 철폐로 국내 자동차 및 부품 수출 확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의 경합지역인 캐나다에서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한층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對)캐나다 수출 48억 달러(약 5조10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은 자동차 품목에 해당된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6.1%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 캐나다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에서 이번 FTA 체결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자국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는 이유다. 실제 캐나다 야당인 NDP의 돈 데이비스 의원을 비롯해 캐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캐나다 FTA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캐나다 쇠고기가 싼 가격에 대량 수입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캐나다는 현재 40% 수준인 쇠고기 관세의 철폐 및 기타 농·축수산물에 대한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타결된 한·호주 FTA 양허 수준과 비슷한 수치다. 이에 시장 개방이 이뤄질 경우 미국ㆍ호주ㆍ캐나다산 쇠고기들이 우리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축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는 호주와의 교역에서 농축수산 분야에서 27억 8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한우 농가의 생산기반 유지와 소득보전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관련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구축하고, 생산자단체와 유통업계 및 학계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피해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한·캐나다의 FTA 협상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시작돼 2008년 3월까지 총 13차례 개최됐다. 하지만 한국의 캐나다산 쇠고기에 부과한 수입제한 조치를 캐나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빈번이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2012년 1월 쇠고기 수입이 재개돼 다시 협상을 시작했으며, 우리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사실상 참여 방침을 밝힘에 따라 협상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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