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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 이재복 현대로지스틱스 대표, 서용원 한진 대표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배업계가 CEO(최고경영자)를 잇따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현대로지스틱스·한진 등 국내 주요 택배업체들의 CEO가 지난 1년 동안 모두 교체됐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달 이재복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고, 앞서 한진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 통해 서용원 대한항공 대표를 한진 대표로 발탁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를 포함하면 택배 3사 CEO가 1년 사이에 모두 교체된 것이다.
이는 최고경영자를 교체해서라도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보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은 44%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순이익도 600억원 적자였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깝게 늘었지만, 순손실은 180억원에서 35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진도 택배사업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 3분기 기준 소폭 신장하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새로 부임한 이재복 대표와 서용원 대표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아울러 CJ GLS와 대한통운 합병 1년을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이채욱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사실 업계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택배단가 현실화다. 현재의 위기는 낮은 택배가격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개당 가격이 3500원이었던 택배요금은 지난해 2476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현대로지스틱스와 한진택배가 택배가격을 올리기는 했지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CJ대한통운이 택배단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 전반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업계가 검토하고 있는 택배요금 인상폭은 개당 500원 수준이다. 이처럼 가격이 오를 경우 전체 택배시장은 7500억원 가량의 매출 증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단가가 계속 떨어져 택배기사의 급여와 업무 환경이 열악해졌고 업체들의 수익성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택배단가를 현실화해야만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표준요율제·택배 차량 증차 등 택배법 제정도 이들에 앞에 놓인 과제다.
택배업체들은 수수료 인상 등 택배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택배단가를 올려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표준요율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택배 차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택배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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