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13일 통합신당 새정치비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하며 ‘공조’를 과시했지만, 물밑에선 샅바싸움을 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에 최고위원제 폐지 등 기득권 포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내부에선 사무총장 임명권을 고리로 ‘5대 5’지분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통합신당의 최대 과제인 화학적 결합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날 국회에서 만난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를 “혁신 경쟁의 딜레마”로 규정했다.
실제 그랬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 새정치비전위원회의에서 “정치혁신을 하겠다”고 부르짖었다.
김 대표는 “국민을 섬기는 새정치를 실현하고 싶다”고, 안 위원장은 “과연 신당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개혁안을 달라”고 각각 말했다.
문제는 명분(기득권 포기)과 실리(지분) 사이에서 묶인 이들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죄수 둘이 협력하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데, 신뢰에 균열이 발생할 경우 양쪽 모두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는 게임이론이다.
변수는 민주당이다. 현재 통합신당을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기류는 상하층이 뚜렷이 구분된다. 당 지도부는 ‘기득권 포기’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당직자들은 새정치연합과의 5대5 원칙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민주당 신경민·우원식·양승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통합신당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신당추진기구에 백지위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같은 날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의 당직자 구성도 동수로 요구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민주당 당직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신당이 하층이 배제된 반쪽짜리 신당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양측의 균열 조짐과 관련, “서로 다른 세력이 만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지방선거 때까지는 큰 갈등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지방선거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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