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경쟁력 밀리는 카카오, 최대 위기 맞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3-17 11:3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단독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수수료 인하를 앞세운 경쟁사들의 도전이 구체화되면서 비(非)카독 노선을 택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독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과도한 정책 탓으로 업계의 신뢰를 상실한 상태여서 자칫 심각한 위기가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에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른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최근 국내개발사들을 대상으로 구글플레이에 독점으로 게임을 출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독점 출시에 따른 혜택으로 오픈 마켓 내 ‘추천게임’ 등록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것이 구글의 전략이다.

무엇보다 구글플레이 독점 출시의 경우 21%에 달하는 카카오 게임하기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물론,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을 활용할 수는 없지만 구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충분히 만회가 가능, 많은 개발사들이 손익계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서히 윤곽을 보이고 있는 네이버 ‘밴드 게임’도 위협적이다. 오는 4월 본격적인 게임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밴드 게임의 수수료는 14% 수준이다. 여기에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출시할 경우, 네이버 앱스토어 수수료 20%에 ‘밴드게임’ 수수료 16%가 적용된다.

결국 자체 퍼블리싱을 기준으로 할 때 개발사는, 구글플레이 단독 출시의 경우 70%, 오픈마켓(30%)+밴드게임(14%)은 56%, 네이버 앱스토어(20%)+밴드게임(16%)은 64%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거쳤을때의 수익률 49%에 비해 최대 21%에서 최소 7%까지 높은 수준이다(표 참고).
 
이렇듯 카카오 게임하기의 대항마가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카카오가 개발사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21%의 높은 수수료를 변함없이 유지해온데 따른 반발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사실상 모바일게임 시장을 ‘독점’해온 카카오는 ‘상생’과 ‘동반 성장’이라는 화두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인하를 고려하지 않아 논란을 야기한바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약화됐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구글 단독입점과 밴드게임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바로 넥슨의 ‘영웅의 군단’과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다.

수백원대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들 블록버스터 모바일게임들은 카카오 게임하기를 배제한 채 서비스 중이지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각각 11위와 9위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과감하게 카카오 게임하기와 결별한 것 자체가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 약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반응이다.

한 중소개발사 대표는 “무조건 카카오 게임하기를 염두에 뒀던 과거와는 달리 개발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미 경쟁사들이 저렴한 수수료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카카오가 그동안 유지했던 권위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한순간에 도태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