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드레스덴공대의 뒬퍼 강당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직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연설 말미에 "Wir sind ein Volk(뷔어 진트 아인 폴크)! 우리는 한 민족이다." 라고 독일어로 말한 뒤 "통일 직후 동서독 주민들이 하나되어 부른 뜨거운 외침이 평화통일의 날, 한반도에서도 꼭 울려 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학위수여식에 앞서 마지막 동독 총리를 지낸 로타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가 축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삶과 정치철학, 학위 수여 배경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연설에서 가장 많이 거론한 단어는 '북한'으로 45차례나 언급했다. 이어 '통일'을 34차례, '한반도' 23차례, '평화' 16차례, '협력' 13차례, '주민' 12차례, '자유' 8차례, '국민'과 '번영' 각 6차례 등이었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연설이 끝나고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포함된 현악 4중주단이 우리 가곡 '금강산'을 연주했고, 박 대통령은 연주가 끝날 무렵 눈물이 고여 손으로 눈가를 만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공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이 대학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월10일 이 대학의 한스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이 김재신 주독일 한국대사에게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독일 내 높은 평가를 감안해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방문이 결정되면 정치·법률 분야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희망한다고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뮐러-슈타인하겐 총장은 대학 자문위원들이 박 대통령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수렴했으며, 한국 측이 수락할 경우 2월 중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를 공식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드레스덴시가 속해 있는 작센주의 바이만 연방대표가 김재신 대사에게 틸리히 작센주 총리 제안으로 드레스덴 공대 이사회가 박 대통령이 방문하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이어 지난 2월15일에는 정교수 15명 등 총 40명의 교수가 소속돼 있는 드레스덴공대 법학과 교수진은 만장일치로 박 대통령에게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1987년 대만 중국문화대 명예문학박사, 2008년 카이스트 명예이학박사, 같은해 부경대 명예정치학박사, 2010년 서강대 명예정치학박사에 이어 다섯 번째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학위 수여식에는 틸리히 작센주 총리와 쾨팅 법과대학장 등 이 대학 교수진, 드레스덴시 정부·법조계 인사, 주요 기관장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드레스덴공대에서 유학 중인 한국학생 20여명 등 재학생 5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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