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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와 친한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3개 이상 알고 있으신 분들은 손들어 보세요” 라는 계장님의 질문에 200여명 정도 되는 학부모 중에 손을 든 학부모는 10명 남짓 이었다.
대한민국의 학부모님들은 과연 자녀 분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 것일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부부간은 물론이고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시간이 하루에 30분 미만 인 가정이 70% 이상 이라고 한다.
〈사진설명〉서산 경찰서 아동청소년계 순경 설은환
입시지옥 속에 아이들은 집 보다는 학교와 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부모님들은 직장에 있는 시간이 많은 가정이 부지기수인 요즘이다.
게다가 음식점에서 “빨리 주세요”라는 손님의 독촉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라졌다는 우수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 이용 급증은, 그나마 있는 대화시간 마저도 단절 시키고 있다. 과연 이대로 좋은 것일까?
흔히들 학교폭력 해결의 실마리를 학교 內에서만 찾으려는 학부모들이 많다.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은연중에 신호를 보낸다.
가장 대표적인 10가지 이상 징후를 나열해 보겠다. (5가지 이상 증상이 있다면 학교폭력을 의심해 봐야 한다.)
1. 휴대폰을 집에 자주 두고 다니거나 SNS 알림이 울리면 얼굴이 변한다.
2. 옆에서 휴대폰이 계속 울리는데도 받지 않는다.
3. 그냥 이유 없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다.
4. SNS 프로필 사진을 갑자기 내리고 안올린다.
5. 친구들이 자녀의 얼굴을 웃기게 합성한 사진을 올린다.
6.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자주 옷이 더럽거나 학용품을 잃어버리고 온다.
7. “우리반 OOO은 친구들이 맨날 따돌림하고 놀린다.”고 은근히 자주 얘기한다.
8. 용돈이 적다고 부모님 지갑에 자주 손을 댄다.
9. 중요한 물건이나 옷가지를 친구에게 빌려주었다고 한다.
10. 잠을 제대로 못자고 악몽을 꾸거나 밥을 안 먹고 지각을 자주 한다.
父子有親, 부모.자식간의 도는 친밀한데 있다는 사자성어처럼, 학교폭력 예방 또한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과 대화에서 시작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저녁에는 술 한 잔과 TV시청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누구인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학교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한마디라도 더 들어주는 부모님이 되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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