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기황후' 지창욱, 그이기에 가능한 '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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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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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지창욱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기황후' 지창욱이 제대로 미쳤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타환은 전쟁에 패배한 뒤 광기 어린 왕의 모습이었지만 배우 지창욱은 한뼘 성장한, '미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31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정복전쟁을 감행한 타환(지창욱)이 연이은 패배로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원나라의 옛 위상을 되찾고 쇠락한 제국을 부흥시키려는 욕심을 갖고 있던 타환은 전쟁을 결심했다. 승냥(하지원)의 간청도 외면한 채 정복전쟁을 감행했지만 결국 이는 패배로 끝났다.

5년 뒤, 타환은 끝없이 망가져 있었다. 패배소식은 끊이지 않았고 그럴수록 승냥은 차가워졌다. 불안한 타환은 이성을 놓고 광기 어린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끝내 패장의 목까지 베며 승냥을 경악케 했다.

지창욱은 '기황후' 초반 유약한 황태자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냈다. 자신의 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본인도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며 모성애를 자극했다. 처음, 타환이 황태자인지 모르던 승냥도 그의 한없이 약한 모습에 이끌려 그를 돕기도 했다. 황제가 된 뒤에도 대승상(전국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허수아비 황제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질투심을 한껏 불태웠다. 왕유(주진모)와 기승냥의 사이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다가도 승냥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남자였다.

지창욱은 지난 2011년 종영한 KBS1 '웃어라 동해야'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하지만 지창욱을 밝고 명랑한 동해 캐릭터로 인식된 대중은 '지창욱=동해'로 생각했다. 차기작으로 '무사 백동수', '다섯손가락' 등 강한 역할도 많이 맡았지만 한 번 갇힌 이미지는 쉽게 다시 입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황후'를 통해 지창욱은 '제대로' 동해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됐다. 타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창욱이 아닌 다른 사람의 타환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종영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는 '기황후'. 이 작품이 끝난 뒤 지창욱은 얼마나 성장해 있을까? 벌써부터 그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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