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카드업계 표절 딜레마…이미지↓ 마케팅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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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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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카드, 삼성카드에 이어 우리카드에 표절 의혹 제기

현대카드가 지난 2일 자사 페이스북에 개제한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상품 라인업 사진.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카드업계가 또다시 표절 딜레마에 빠졌다. 현대카드가 삼성카드에 이어, 우리카드의 신상품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다만 표절 논란은 해당 카드사의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신상품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를 유발한다는 평가다. 

◆ 현대카드 "우리카드 신상품은 챕터2 표절"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복잡하고 머리 아픈 카드생활을 할인과 포인트로 심플하게 정리한 현대카드의 투트랙 체계를 우리카드에서 정확하게 이해해 주셨다"며 우리카드의 신상품에 대해 표절 의혹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티스트도 앨범 발표 전에 표절 논란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곡과 대조한다고 한다"며 "그런데 막상 큰 조직이 움직이는 다른 분야에선 그런 건 염두에조차 없다. 차라리 적당해서 못 본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우리카드를 정면 비판했다.

현대카드가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은 우리카드의 '가나다카드'다. 여섯 가지로 구성된 이 카드는 크게 할인형과 포인트형으로 구분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포인트와 캐시백, 두 트랙을 축으로 나눈 '챕터2'와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챕터2는 당시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챕터2가 만들어지기까지 전략 수립 및 상품개발에 임직원을 4만2000시간 동안 투입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상품 콘셉트의 단순화와 표준화는 업계 전체의 트렌드"라며 "할인과 포인트를 적용하는 건 모든 카드사 상품의 기본적인 특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상품 구조를 더 자세히 본다면 '가나다'는 시장에 나온 상품의 종합판인 셈"이라며 "현대카드와 사소한 부분은 비슷하지만 베꼈다고 하는 데이는 수긍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 "표절 논란 =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실제로 이같은 사례는 지난 2012년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사이에서도 한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삼성카드가 출시한 '삼성카드4'가 현대카드의 주력 상품인 '현대카드 ZERO'를 모방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현대카드는 삼성카드 측에 모방 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상품 표절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들의 표절 논란은 금융당국의 중재로 '해프닝'에 그치고 말았다. 금융당국이 해당 사태를 두고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라고 판단,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 현대카드 ZERO는 물론, 삼성카드의 숫자카드는 각 사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해당 논쟁이 상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 몫한 셈이다.

당시 업계의 반응이 시큰둥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의 독창성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카드라는 상품의 특성상 유사한 혜택이 많고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에 배타적 사용권 도입이 쉽지 않은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표절 논란이 해당 상품의 마케팅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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