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중 청장은 "조세는 법령상 규제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지만, 세정 집행 현장에서 기업활동에 부담을 준다면 또 다른 규제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조직의 주 업무인 세무정책 집행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고치겠다는 말인데 이전에는 없던 일이다.
국세청은 이달 중 설문조사를 거쳐 세무조사, 납세 서비스, 신고·납부, 납세자 권익보호 등 4대 분야에 걸쳐 10대 개선과제를 다음 달에 선정하고 과제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역외탈세, 고소득 자영업자, 대기업·대재산가, 가짜석유·무자료 거래 등 4대 분야와 관련된 기업과 개인에게는 강력한 세무조사를 예고한 셈이다.
국제 거래를 이용한 부의 편법 대물림, 해외 비자금 조성, 성형외과나 룸살롱·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 대형 음식점 등 탈세 가능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전방위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말도 들린다.
사실 국세청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올해도 주요 기업의 실적이 나빠져 법인세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정부의 국세수입 전망치는 21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4조6000억원이나 늘어났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국세 세입 예산(210조4000억원)에 비해 8조5000억원이나 적은 201조9000억원을 걷는 데 그쳤다.
국세청이 세무정책 개선과 국가 재정 건전성 확보의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