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1원(0.01%) 오른 1022.6원에 마감했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8원 내린 1022.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장중 102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8월11일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건설업계 특성상 단기적 환율 변동은 큰 문제가 될 게 없다. 수주 금액 대비 국내로 유입되는 외환이 많지 않아 리스크가 타 업종에 비해 작고 환율 변동에 따라 헤지가 가능한 수주를 하면서 환리스크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매출의 큰 비중을 매칭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매칭방식이란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현지에서 기자재 대금 등 공사비로 사용하는 것이다. 환전을 하지 않고 현지에서 즉시 사용하기 때문에 환리스크 위험이 적다. 해외 프로젝트의 규모가 달러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실제 계약은 현지화 등 다양한 외국환으로 이뤄져 자재비와 현장운영비, 인건비 등은 현지에서 지불할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제조업은 일단 생산해 놓고 환율에 따라 파는 것이지만, 건설업은 프로젝트 별로 움직이니까 수주하는 시점에 따라 환율이 각각 다르고, 계약 시점에 환 헤지를 하기 때문에 큰 위험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차장은 "우리 건설사들의 외화 가득률은 20% 밖에 안되기 때문에 예상가능한 수준으로만 하락한다면 환율 변동에 따른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럽, 일본 업체랑 경쟁할 경우 신규수주에 영향이 있을 순 있지만 환율이 예전처럼 오를 게 아닐 것이란 판단하에 우리 업체들이 원가절감에 대한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해외 신규 프로젝트 수주 때 입찰 경쟁력이 낮아지는 등 신규 해외수주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다른 수출입 산업에 비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덜 받지만 해외 건설 사업도 기본적으로 달러화를 기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을 1040~1050원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세웠다. 올 들어 전날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60원 초반 대로 환율이 예상치 밑으로 장기간 떨어질 경우 대형건설기업들의 해외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감소가 우려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연초 환율 전망을 가지고 수주에 나서고 있는데 지금 당장은 큰 영향이 있지 않지만 국내 매출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각 상황별로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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