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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전 경총 회장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국내 경제5단체 중 하나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직의 공백이 넉 달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경총을 이끌 수장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통상임금 협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후속 절차 등과 같은 대형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회장직의 공백 장기화에 따라 재계과 노동계의 입장을 조율할 경총의 역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경총은 지난 2월 말 이희범 전 회장 퇴임 이후 이장한 종근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 대기업 회장급 인사들에게 접촉해 회장직을 제안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총수들이 명예직인 경총 회장직을 기피하는 것은 주로 노사 문제를 다루는 경총의 중추적인 역할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올해는 짝수해인 탓에 기업별 임단 협상이 몰려 노동조합과 기업 간 임단협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경총 회장은 노사협상 때마다 재계를 대표한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 정부에 쓴소리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물밑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등 재계 총수들 입장에선 리스크가 큰 자리다.
지난 40여 년간 경총 회장직을 수행했던 인물도 5명에 불과하다. 초대 김용주 전방 회장, 2대 이동찬 코오롱 회장, 3대 김창성 전방 회장, 4대 이수영 OCI 회장, 5대 이희범 전 LG상사 부회장이 경총을 맡았었다.
경총 회장의 공석 장기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2월 이수영 회장이 경총 회장에서 물러난 뒤 같은 해 9월 이희범 회장 취임까지 무려 7개월이나 회장 공석 사태가 이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문제를 전담해 온 경총은 재계와 노동계 모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단체지만, 회장직은 노사문제 탓에 재계와 노동계 양측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자리로 인식된다"면서 "과거 사례처럼 올해도 경총 회장직 기피 현상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총은 당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총 회장직은 공석이 되더라도 부회장이 사무국 운영 등을 맡고 5단체장 모임 등에 대리 출석하게 된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고용부 장관 초청 산재예방 CEO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경총의 업무가 차질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당장 확정된 것은 없지만, 공석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대외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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