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이완구 새누리당·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주호영 새누리당·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과 청와대에서 ‘1+4’ 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과 양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인사문제, 경제활성화 입법대책, 민생과 복지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박 원내대표는 2기 내각 후보자들의 인사 청문회와 관련해 “김명수 교육부총리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등을 비롯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는 (임명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잘 알겠다.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정종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박 원내대표가 남북대화를 위한 5·24 조치의 해제를 건의하자 "인도적 차원에서, 민족 동질성 확보 등 허용 범위에서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여야가 통일준비를 함께할 수 있도록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에 양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계류중인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를 비롯해 민생경제, 복지 관련 법안 등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 정례화 회동과 관련해 “국민을 위한 상생의 국회로 상(像)을 잘 만들어 가면 국민께서 크게 박수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항상 머릿속에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릴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회복 기미를 보이다 세월호 사고 후에 많이 주춤주춤하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어려운 게 서민층이고 장사가 안 되고 다닐 때마다 힘들어하시고, 너무 동력을 잃어버리면…”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 차원에서 내놓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및 김영란법 등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의 초당적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또 세월호특별법과 단원고 피해 학생들의 대학정원외 특례입학 문제 등은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데 합의가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신설한 국가개조범국민위원회 명칭과 관련해 " '국가개조' 라는 명칭은 권위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개조보다는 '국가혁신'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또 세금이 계속 투입되는 4대강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날 회동 분위기는 덕담도 오가며 화기애애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히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과 첫 여성 원내대표의 첫 만남이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접견실에 입장해 참석자들과 차례로 악수하면서 인사를 나눴고, 박 원내대표와는 반가운 표정으로 두 손으로 악수를 나눴다. 이후 테이블로 이동해 박 원내대표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박 원내대표에게 "태풍이 지나가 참 다행이다. 박 원내대표님은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님으로 기록되셨는데, 다시 한번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하자, 박 원내대표는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셨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 지도부와의 회동 정례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이 원내대표는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와의 정례회동을 하는 것을 박 대통령께서 말하셨다”며 시기 등에 대해서는 “향후 9월 정도로 기대한다. 대통령께서 오늘과 같은 정례회동을 제안하셨고 양당 대표가 잘 논의해 답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한길·안철수 당 대표와의 조속한 회동을 박 원내대표가 건의한 데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긍정적인 입장을 묵시적으로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야당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섬에 따라 취임 이후 줄곧 '강대강' 대치로 이어진 여야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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