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임대아파트 들어서면 집값 떨어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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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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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이 단지 학군에는 LH 공공임대 아파트가 없어 학군이 더 뛰어납니다. 학군이 좋아야 집값도 더 오르는 것 아시죠?"

최근 방문했던 한 모델하우스에서 분양 상담사에게 들은 얘기다. 같은 지역에 각기 다른 건설사가 동시에 2개 단지를 분양하면서 입지와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비교가 이뤄졌다. 한 단지는 같은 학군에 LH 공공임대 아파트가 포함돼 있었고, 나머지 한 단지의 학군에는 분양 전환되는 민간임대 아파트만 있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으나 결국 학군이 더 좋다고 평가받은 단지는 청약에서 선방한 반면 나머지 단지는 절반 이상 미달되고 말았다.

공공임대 아파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분양시장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학군은 집값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고, 일반 아파트 주민들이 공공임대 입주민 자녀들과 같은 초등학교를 배정받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분양시장에서는 학부모가 아닌 수요자들마저 학군을 따지는 광경이 연출된다. "학군이 좋아야 집값이 더 오른다"는 이유로 이미 자녀들을 독립시킨 50~60대 수요자들도 집값 때문에 학군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물론 집은 개인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재산권을 지키겠다는 데 직접적으로 비판할 근거는 부족하다. 하지만 집값이라는 사익과 주거복지라는 공익을 놓고 보면 임대기피 현상을 뒷받침하는 논리는 군색하다. 결국 어딘가엔 들어서야 하는 임대 아파트를 꼭 내 집 근처에 지어야 하느냐는 '님비 현상'일 뿐이다.

정말 교육을 중요시한다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아이가 빈부에 따른 차별을 어릴 때부터 보고 배우는 것보다는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게 더욱 교육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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