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신희강 기자 =낙후된 ‘3D 업종’으로 취급받아온 뿌리산업이 제조업 혁신의 핵심으로 재계할 전망이다. 정부도 뿌리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에 연 300억원을 집중 지원하는 등 매치포인트를 앞세워 세계시장의 경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50~100여개 첨단 뿌리기술을 선정해 기술 개발 등에 연 300억원을 지원한다. 또 석·박사급 고급 인력 확보와 해외 시장 개척도 집중 지원키로 했다.
첨단 뿌리기술은 국내 주력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기술 분야다. 뿌리기술은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의 핵심 공정 기술인 동시에 로봇·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고도의 공정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뿌리기술은 제조업 혁신의 핵심으로 불리고 있지만 뿌리산업 현장에는 갈수록 젊은 인력들을 찾아보기 힘든 ‘3D 업종’으로 낙후됐다. 때문에 영세한 뿌리기업들은 사회적 냉대 분위기 속에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성장률 하락에도 뿌리기술은 첨단과 엮이면서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고도의 공정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ICT 수출현황을 보면 전년 동월대비 1.7% 증가한 142억 8000달러로 2개월 연속 증가한 효자 분야다. 특히 휴대폰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 보다 두 자릿수 증가하는 등 ICT 수출액 기록을 견인했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D-TV 등 주요 품목도 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ICT 수출의 증가세에는 첨단 뿌리기술이 한 몫 한다. 예컨대 더 넓은 화면의 스마트폰을 구현하기 위해 화면테두리(베젤)를 최소화(1mm 미만)하는 금형기술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머리카락 직경의 10배 크기밖에 안 되는 나사를 제조하는 기술이나 디자인 고급화를 위해 얇은 두께의 단단하고 미려한 고광택 형틀(케이스)을 제작하는 주조 기술도 뿌리기술의 일종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첨단 뿌리기술 위주로 과제를 발굴해 첨단 뿌리기술 보유기업의 참여도를 높이고, 석·박사급 고급 인력 양성에 우선 참여토록 하는 등 매년 3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해외시장 개척도 지원한다.
그러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현실은 풀어야할 과제다.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이끌 수 있는 기술력도 관건인 상황. 아울러 전문인력 양성 기관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기존 뿌리산업보단 첨단 뿌리기술에만 중점을 두고 있어 한국 제조업 전반의 질적 제고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 최태현 소재부품정책국장은 “첨단 뿌리기술은 국내 주력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분야로 뿌리기술의 확보와 선점이 국내 주력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국내 뿌리기업이 첨단 뿌리기술을 확보하고 향상시켜 나가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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