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가계 순이자소득이 지난 9년새 13조원이나 줄었다. 저금리로 인해 가계 이자소득은 부진한데 반해 부채가 증가하며 이자비용을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가계의 순이자소득은 지난 2012년 4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9년 전인 2003년(17조4000억원)과 비교해 13조10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는 가계가 대출이자 등을 갚는 데 드는 이자비용이 은행의 예·적금 등을 통해 얻은 이자소득보다 2배나 더 증가한 결과다.
순이자소득은 이자소득에서 이자비용을 뺀 것을 말한다.
실제로 가계 이자소득이 지난 2003년 37조2000억원에서 2012년 49조6000억원으로 12조4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이자비용은 19조8000억원에서 45조3000억원으로 25조5000억원나 커졌다.
이에 가계 순이자소득은 지난 1998년 25조10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점차 낮아지며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에는 7900억원까지 떨어졌다. 2008년 이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의 이자소득이 크게 준 데에는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저금리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02년 464조원이었던 가계부채는 10년 만에 964조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1040조원까지 확대됐다. 또 4∼5%대였던 저축성예금 수신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인 지난 7월 2.49%까지 떨어졌다.
즉 금리가 낮아져 이자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자로 나가는 돈이 많다 보면 순이자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계의 순이자소득이 감소하는 동안 기업의 순이자소득은 -20조3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유보금 적립과 부채 감축으로 기업 이자소득이 이자비용보다 더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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