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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장·사외이사 고액연봉 논란…하루 1000만원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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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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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 사외이사들도 지난해 연간 1억원 넘게 받아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올해 들어 금융지주 회장의 연간 총수입이 최대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수기'라고 비난받는 사외이사들도 회의 한 번에 5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KB 사태에 있어서도, 사외이사가 제대로 된 견제역할을 하지 못해 내분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정작 사외이사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한국씨티 등 4개 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평균 16억원을 벌었다. 총보수 16억원은 현찰로 지급되는 기본·성과급과 3년 뒤 지급받는 성과연동주식(반기말 주가 적용)이 약 절반씩이다.

최근 이사회로부터 해임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상반기에 기본·성과급으로 6억원을, 성과연동주식으로 4억1000만원을 받았다. 신한금융의 한동우 회장은 17억1000만원,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 12억9000만원을 기본 및 성과급, 성과연동주식으로 각각 받았다.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은 상반기에만 무려 23억80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의 상반기 평균 보수 16억원을 상반기 근로일수(공휴일을 제외한 122일)로 나누면 하루에 1300만원꼴이다. 간혹 공휴일에 출근하는 경우를 고려해 상반기 전체 일수인 181일로 나눠도 880만원이다. 하루 일당이 1000만원 안팎인 셈이다.

특히 이들 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에도 연평균 보수로 27억5000만원을 받았다. 이 중 김정태 회장이 30억8000만원(성과연동 주식에 연말 종가 적용)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보수의 적정성 논란은 지주 사외이사에도 적용된다. KB 사태에서 소신 없이 당국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 KB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연간 1억원 넘게 받았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KB금융 1억1500만원, 씨티 1억700만원, 하나 6100만원, 신한 5400만원 순이다.

지난해 9차례 이사회를 개최한 신한금융을 비롯해 하나(11회), KB(20회) 등 금융지주사들의 이사회가 한해 9~20회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사외이사들은 회의 한 번 참석하면서 500만~600만원씩 받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가 실질적인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격을 갖춘 중립적인 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이사회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도 아울러 포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의원은 "고액 연봉과 막강한 권한을 누리면서도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 사외이사들은 이제 금융권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을 뿐"이라며 "앞으로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법률 제·개정 작업에서 금융지주사 회장과 함께 사외이사 개혁을 최우선 순위로 놓겠다"고 밝혔다.

그룹 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금융지주사 회장이 실제 경영성과에 비춰 적절한 보수를 받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13년째 장기 집권하면서 은행의 실적은 곤두박질쳤지만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겼다. 수익성 악화로 올해 들어 전 직원의 15%인 650명을 희망퇴직시키고 56개 점포를 감축한 씨티은행은 그 여파로 2분기에 7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30억8000만원의 연봉으로 금융지주사 회장 중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겼다. 문제는 지난해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9930억원으로 2012년의 1조7292억원에 비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형편없는 실적을 거뒀다면 회장 연봉도 그에 맞춰 낮추는 게 당연하다"며 "거액의 연봉을 받고자 한다면 그 책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주들의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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