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 그룹들의 본사 조성으로 이 지역 일대 부동산 시장의 가치도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수천명에 달하는 대기업 직원 등을 배후수요로 두게 된 주택가격의 상승과 유동인구 증가로 상권이 꿈틀하면서 강남권 개발의 주요축인 강남벨트를 완성하게 됐다.
여기에 서울 도심내 마지막 알토란 부지로 통하는 코레일의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도 시행사와의 소송이 마무리되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과 현대 등 재벌간 영토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제2롯데월드는 2016년말 준공되면 높이 55m(123층)의 국내 최고층 건축물 위치에 오르게 된다. 롯데그룹 본사와 함께 복합서비스시설과 프리미엄 오피스, 오피스텔, 6성급 호텔 등이 들어선다.
대기업의 강남벨트 중 현대차그룹이 낙찰 받은 한전부지는 최근 가장 큰 화제 중 하나였다. 지난 17일 진행된 이 부지 낙찰에서 현대차그룹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감정가(3조3346억원)의 세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의 입찰가를 써내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낙찰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정몽구 회장의 오랜 염원인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독일 자동차 테마파크)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최고 100층 규모의 빌딩 2개동을 비롯해 글로벌비즈니스센터·자동차테마파크·컨벤션센터를 짓고 30여개 계열사 직원 1만8000여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대기업의 본사 이전과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가치 상승은 앞서 강남역 일대에 들어선 삼성그룹의 삼성타운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강남역 일대는 2008년 2만여명의 그룹 직원이 삼성타운에 입주하고 이듬해 지하철 9호선이 개통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주택 매매가격은 2009년 한해 3.21% 상승해 전국 평균(1.49%)을 크게 웃돌았다.
한전부지 일대 부동산 시장은 벌써부터 개발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한전부지 인근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45㎡가 지난 7월 22억원 선에 거래됐던 게 한전부지 낙찰 이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1억원 이상 올랐다.
빌딩컨설팅업체 프라퍼트리 조사를 보면 최근 한전부지 블록에서 매물로 나온 빌딩·상가의 평균 3.3㎡당 가격(대지면적 기준)은 8000만원 선으로 작년말에 비해 1000만~2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제2롯데월드가 위치한 잠실동 일대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불과 4km 거리에 위치한 한전부지가 코엑스와 잠실운동장과 연계한 동남권 마이스(MICE: 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겹호재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잠실동 내 재건축 아파트 주공5단지와 레이크팰리스 등은 최근 한달새 호가가 2000만원 가량씩 상승하기도 했다.
역세권 대형 부지를 둘러싼 대기업간 영토 전쟁이 고조되면서 지난해 자금난과 주주사간 갈등으로 부도를 맞았던 용산역세권 부지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코레일과 용산역세권 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토지 반환을 놓고 소송이 진행 중으로 법정다툼이 마무리되면 재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지가 다시 시장에 나올 경우 한전 부지 쟁탈전에서 고배를 맛본 삼성이 인수에 참여할 지가 관심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부지에 대규모 업무·상업시설을 갖춘 롯데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강남역을 놓고 삼성타운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도 랜드마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마이스 단지로 개발되는 종합운동장역 인근 종합운동장 부지도 대기업의 매각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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