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유럽 재정위기 한창일 때 나홀로 '투자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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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0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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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재정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대다수 투자자들은 ‘유럽 엑소더스’를 선택했던 반면, 중국 기업들은 오히려 유럽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며 공격적 ‘투자러시’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이체방크 조사를 인용,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가 한창일 때 중국 기업들은 대(對)유럽 투자를 크게 늘렸고,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했던 유로존 국가들로 중국 자금이 대거 유입, 유럽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유럽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은 61억 유로에 그쳤다. 이는 인도나 아이슬란드 나이지리아 등이 보유한 유럽 투자액보다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2년 뒤인 2012년 말에는 270억 유로로 급증했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는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로 유럽 투자에서 발을 뺀 다른 국가 기업들의 행보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유럽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확대된 투자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며, 또 다른 면에서는 중국기업의 역외투자모델 전환의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리서치 컨설팅회사 로듐그룹의 티를로 하네만 중국투자조사 부문 전문가는 “재정위기가 한창일 때 유럽 내 중국 투자가 급증했다”면서 “저가 매수의 기회를 노렸다는 점과 중국의 해외투자가 개발도상국의 천연자원을 확보하는 것에서 선진국의 기술과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으로 전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이체방크는 중국의 대유럽 투자 주도세력이 국영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투자에 적극 2008년에서부터 2013년까지 중국의 유럽 FDI에서 국영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했다. 하지만, 2011~2013년 중국의 유럽 내 인수합병(M&A)에서 민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유럽 투자 규모는 2011년과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10년간 투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의 이 같은 유럽 투자 증가세에도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비해 까다롭고 엄격한 노동법 등의 규정과 법적·문화적 차이는 중국 투자자들이 사업을 진행하거나 기업을 인수하는 데 여전히 가장 큰 난관으로 남아있으며 중국 투자자들의 유럽에 대한 자신감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4조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고려하면 유럽의 투자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며 "앞으로 중국의 유럽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그 규모가 크게 증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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