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7월 65.2%의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8월 64.8%, 9월 64.1%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빠지고 있다. 안방시장 절대강자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점유율인 68.6%(7월), 67%(8월), 64.8%(9월) 비해 각각 3.4% 2.2%, 0.7%씩 줄어든 셈이다.
그나마 기아차는 나은 편이지만 현대차는 심각할 정도다.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지난 7월 36.0%에서 9월 33.1%로 줄어들었다. 1개월에 1%씩 점유율이 빠진 셈이다. 판매량은 늘고 있지만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12월이나 늦어도 내년 1월에는 30% 점유율 벽이 무너진다는 계산이다.
사라진 점유율 대부분은 수입차가 흡수했다. 수입차는 지난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5%를 돌파했다. 수입차 점유율은 지난 8월 15.4%(1만6442대)에 이어 9월 15.2%(1만7027대)를 기록했다. 지난 해의 경우 같은 기간 수입차 점유율이 8월 12.9%(1만3977대), 9월 12.2%(1만2668대)였으니 꾸준히 내수 시장을 잠식한 셈이다.
여기에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판매 호조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앗아가는 위협 요인이다.
르노삼성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난 해 7~9월 내수 점유율은 각각 4.2%(5089대), 4.7%(5094대), 4.9%(4957대) 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 내수 점유율은 4.8%(6040대), 4.5%(4741대), 5.3%(5954대)로 늘어났다.
쌍용차 역시 지난 해 9월 내수 점유율은 4.4%(4432대)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 4.6%(5094대)로 상승했다. 특히 쌍용차의 경우 올해 나온 신차가 전혀 없는 가운데 거둔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60%대 점유율이 깨지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처럼 내수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다보니 현대차 내부에서도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 판매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이렇다할 해결책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누리고 있는 지위는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가장 신경써야 할 곳 중의 한 곳인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나 다른 경쟁사에 밀려 점유율을 빼앗긴다는 것은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큰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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