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마세라티 가문의 막내(?)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다른 차들이 그러하듯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자동차다. 한 세기 동안 이탈리아 장인의 손길을 거쳐가며 얻어진 마세라티 특유의 DNA를 품은 기블리를 처음 본 순간 '섹시하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을 정도다. 어디에 있어도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차가 바로 마세라티 기블리다.
마세라티 상징인 삼지창 엠블럼과 긴 보닛, 지붕부터 흘러내리는 유려한 라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짧은 후미는 완벽한 비율과 스타일리시한 라인을 자랑하는 마세라티 고유의 디자인 특징을 보여준다.
내부 역시 곳곳에 마세라티 로고와 삼지창 엠블럼이 눈에 띄는 가운데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고품질 트림의 디테일로 첨단과 전통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접이식 승객석 시트는 최고급 가죽 소재인 폴트로나 프라우 가죽으로 마감돼 탑승자의 몸을 편안하게 감싸고, 대시보드 중앙에는 8.4인치 마세라티 터치 컨트롤시스템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각종 인포메이션 시스템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
물론 마세라티는 디자인이 전부라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세라티의 진정한 매력은 제대로 달려봐야 비로소 알 수 있다. 질주 본능은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디젤 엔진 탑재 모델인 기블리 디젤. 기블리 디젤은 전설적인 페라리 F1 엔진 디자이너였던 파올로 마르티넬리의 감독 하에 VM 모토리에서 개발한 마세라티의 새로운 3000cc V6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 275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생성한다.
스티어링휠 왼쪽에 자리한 시동 버튼을 누르고 본격적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이 울리며 달릴 준비가 됐음을 알려준다. 마세라티는 운전자의 주행방식에 따라 사운드를 조절해준다. 필요에 따라 액추에이터를 활성화시켜 특유의 사운드를 생성할 수 있으며 운전자가 버튼 조작으로 더욱 스포티하고 강렬한 배기음을 선택할 수 있다.
거리로 나서자 힐끗힐끗 쳐다보며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시트 포지션이 낮다보니 안정적으로 도로에 붙어 달리듯 한 밀착감은 포근할 정도다.
기블리 디젤의 진정한 매력은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빛났다. 초반 응답속도는 놀라울만큼 빠르다. 도심을 벗어나 속도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니 '으르렁' 대기 시작했다. 가속 반응은 정확했고 브레이크도 밟는 만큼 작동했다. 시속 100km를 눈깜짝 할 사이에 부드럽게 가속한 뒤 200km까지도 전혀 걸림돌 없이 힘을 발휘했다.
기블리 디젤은 ZF 자동 8단 변속기를 통해 5가지의 변속 모드가 가능하다. 또한 50대 50의 완벽한 전후 무게배분을 통해 역동적이면서도 정확한 핸들링이 보장되는 동시에 정밀 서스펜션 및 차동제한장치(LSD)로 드라이빙 만족도가 배가된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트립 컴퓨터를 통해 연비를 살펴봤다. 기블리 디젤의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11.5km/ℓ.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얻은 연비는 12.0km/ℓ였다. 기블리 디젤은 마세라티 가문의 막내로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갖췄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마세라타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세라티 특유의 아름다움과 성능, 효율까지 모두 잡은 기블리 디젤은 마세라티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주고 잇다. 마세라티 기블리 디젤의 가격은 98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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