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특집] 소프트뱅크의 원동력은 시대를 앞서가는 손정의의 '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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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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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준호기자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Snapdeal)에 6억 5000만 달러(약 69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냅딜은 2010년에 창업한 신흥기업으로 중국 다음으로 큰 인도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기대감이 자금을 투입하게 된 요인으로 분석되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제2의 알리바바’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9월19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이 회사의 주식 30%를 보유하는 대주주 소프트뱅크는 약 80조원의 평가이익을 받았다. 2000년에 200억원을 투자한 알리바바의 주식이 4000배나 뛴 것으로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1300개사 중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렇게 손정의 회장은 투자한 회사의 상장으로 발생한 평가이익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시켜나가는 '연금술'을 구사해왔다. 야후 주식이 그랬고, 이번 알리바바도 다음 단계의 비약을 위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정의 사장이 어느 시점에 알리바바 주식을 팔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 인터넷통신에서 이동통신으로 

소프트뱅크는 회사 설립 당시 출판과 소프트웨어 판매 업체였으며 서서히 벤처캐피탈 성격이 강한 기업이 됐다. 

1995년 제리 양이 미국 야후(Yahoo)를 설립한 직후 소프트뱅크는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야후가 1996년 4월에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까지 소프트뱅크의 투자액은 1억 달러를 넘었으며 그 후 '인터넷 붐'이 도래해 미국 야후는 크게 성장했다. 

소프트뱅크는 1999년 야후 주식 매각을 결정해 그 자금으로 도쿄전력(TEPCO)과 함께 고속 인터넷 통신사업을 시작했다. 이 때 소프트뱅크는 사업의 중심축을 '인터넷통신'으로 옮겼다. 

그러나 2000년 들어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주식 매각의 적기라 할 수 없었지만 소프트뱅크는 야후 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통신사업에 계속 투입해 보다폰(Vodafone) 일본법인을 20조원에 인수했다. 이렇게 소프트뱅크는 '이동통신사업'으로 다시 한번 사업의 중심축을 옮겼다. 

손정의 회장은 "당시 보다폰 인수를 모두가 말렸지만, 아이폰(iPhone)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스티브 잡스와 이미 일본에서의 독점판매권을 계약해 돈을 벌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일본매체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2013년3월~2014년4월의 순이익은 5조2700억원을 기록,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4조6000억원에 앞서 이동통신업계 일본 국내 1위에 올라섰다. 

▲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로봇으로 

2014년 6월5일 갑작스럽게 소프트뱅크는 로봇사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2010년에 로봇사업 구상을 발표한 바 있으며, 2012년 프랑스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에 투자하는 등 이미 몇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인공지능 로봇 '페퍼(Pepper)'를 선보였다. 이 로봇은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자율적으로 필요한 행동을 판단하는 알고리즘이 탑재된 것이 특징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해 대화할 수 있는 로봇이다. 페퍼는 내년 2월 출시 예정이며 판매가격은 19만8000엔(약 190만원)이다.

손정의 회장은 로봇 가격에 대해 "부품값도 안나오고, 적자를 각오로 결정한 가격"이라고 언급했으나 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단말기를 뿌린 후 통신비 등으로 회수하는 방식, 바로 이동통신 비즈니스와 비슷하다. 

또 소프트뱅크는 우수한 로봇기술을 갖고 있던 알데바란 로보틱스에 투자하고 로봇 제조는 아이폰을 대량 생산하는 대만 홍하이(鴻海)그룹에 위탁, 로봇을 제어하는 클라우드와 통신 개발, 판매는 소프트뱅크가 맡는 시스템으로 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제조 시스템과 비슷하다. 

손정의 회장의 구상은 페퍼의 보급을 통해 수많은 이용자들의 말과 표정이 빅데이터로 클라우드에 집적되면 그 빅테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해 페퍼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이 LTE등의 보급으로 고속화되고, 클라우드 이용이 대중화된 시기에 손정의 사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로봇을 들고 나왔다는 분석을 하는 전문가가 많다. 

최근 미국 구글(Google)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개발하던 앤디 루빈을 로봇사업 담당으로 취임시키고 우수한 로봇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계속해서 인수하고 있다. 이는 세계 IT기업의 트랜드가 '스마트폰 다음은 스마트 로봇'이라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시대는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언급해 왔다.  손 회장은 이미 5년 전에 스마트로봇을 예측해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그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 가까운 내일이 아닌 10년, 30년 미래를 꿈꿔라

손정의 사장은 16일 개최된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 2014’를 통해 한국 벤처기업들을 위한 각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그는 10년 혹은 30년 후의 미래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관점이 ‘정보혁명’ 사회의 핵심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손 사장은 “10년, 30년 후의 세상을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내게는 그 미래를 예측하는 재주가 있다. 왜냐하면 항상 미래를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1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투자를 할 때 10년 후 3배 성장하는 대상을 찾지 않는다. 최소 10배는 성장하는 기업을 원한다. 투자자라면 그런 먼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과 소프트뱅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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