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공무원시험...현실을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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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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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신문 정하균 기자.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옛 선조들은 관직에 나가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삼았다. 그러나 21세기를 사는 우리 현실은 어떤가.

대학은 대학(大學)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공무원이 되기 위한 학원으로 둔갑해 버렸다. 대학생 중 절반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정도로 그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공무원을 속된 말로 철밥통(깨지지 않는 밥그릇)이라 부른다. 즉 해고의 위험이 적고 고용이 안정된 직업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불안정하고 삶이 처절하다는 방증이다.

통계청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 조사 대상자의 28.6%가 가장 선호하는 직장을 국가기관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정보회사의 가입 자중 원하는 배우자의 직업역시 공무원이 상위에 링크돼 있다. 이는 국가기관에 취업하는 것은 안정적 수입과 고용 형태 때문이라는 결과로 풀이된다. 바로 신도 부러워할 직장을 갖길 원하는 것이다.

공무원은 큰 잘못이나 범죄 등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해고될 위험이 적다. 정년퇴직시까지 안정적으로 근무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고시촌에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4년째 9급 행정직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여진(여·28세)씨는 "대학 졸업 후 취직이 되질 않아 주변의 권유로 2010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4년째 합격을 못 하고 있다. 이제는 부모님 눈치를 봐야한다"면서 "준비한 시간이 아까워 포기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모임의 한 사이트에는 "죽어라 공부해서 공무원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돼", "어떻게든 들어만 가면 정년이 보장되니까 죽기 살기로 하는거야", “공무원만 되면 결혼도 편안하게 할 수 있어", "몇년 고생해서 노후를 편안히"라는 덧글이 왜 이렇게 나의 눈을 아프게 할까. 과연 공무원만 되면 모든 것들이 해결될까?

앞서 본 통계자료와 같이 "국가기관에 취업하는 것 만이 안정적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현실이다. 그렇다고 젊은 청년들에게 마냥 화살을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취업을 해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언제 회사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기술이 인정받는 국가가 선직국이라 말했다. 팬대만 잘 굴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 대다수가 하루라도 경제가 바로 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 역시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많은 정책들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정책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시행이다. 현실을 보지 못하고 이상적인 정책은 결국 독이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가 살기위해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나야 한다. 지금도 중소기업은 구인란에 시달리고 있다. 과연 직장이 없어서 백수들이 판을 칠까? 아니다. 그들도 인정받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받아야 한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이 사회에 팽배하다는 것도 문제다. 왜 그럴까. 힘들게 노동한 대가의 가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현장의 현실을 보라! 과연 누가 대학 졸업 후 깨끗한 손과 얼굴에 노동의 가치를 담으러 힘든 현장으로 달려갈 것인지를...

공무원 열풍은 지금 최고 정점을 찍고 있다. 이는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중대한 인력 낭비를 초래하는 꼴이 될 것이다. 즉 결국 국가적인 손실로 나타날 것이 자명하다는 것.

국가를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자부심과 사명감이다. 개인의 안위를 생각하고 관직에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계급은 벼슬이 아니다. 철밥통이 깨져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라!

공무원은 "안정적이다"라는 말, 앞으로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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