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전문기고>‘구맹주산(狗猛酒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12-08 16:3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김태춘 감사]

김태춘 대한민간조사협회 감사

여야의 정치싸움을 보는 국민들의 눈빛은 여전히 싸늘하다.
여야를 말론하고 지지층 모두가 불안하다.
정치의 속성이 그런 것이긴 하지만 이전투구가 끝이 없어 보인다.
겨우 십 몇년 만에 차기년도 예산을 회기 내에 처리하여 일 좀 하고
국민들 좀 챙기나 했더니 역시 또 그 짓들이다.
국민의 안위나 행복,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은
아예 안중에도 없고 시간만 나면 서로 물어뜯고 물고물리는
진흙탕 싸움 즉 한마디로 이전투구 개판이다.

여기에서 개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비자에 나오는 ‘구맹주산(狗猛酒酸)’,이다
‘개가 사나워 술이 시어지도록 팔리지 않는다’는 고사인데
간신배들이 국정을 농단하여 재능 있는 현자들의 등용을 막고 있음을
풍자한 이야기이다.

이글의 유래를 보면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에 장씨 성을 가진 사람이 술을 만들어 팔았다.
이 사람이 만든 술은 아주 향기롭고 맛있었다. 그의 술집 앞에 내건 간판도
화려했고 높이 달린 술집 깃발도 근사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술이 잘 팔리지 않는 것이었다. 장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아 끙끙 앓다가
양천이라는 현자를 찾아가 사정을 말했다.
그러자 양천이 뜬금없이 물었다. “당신 집에 개를 기르고 있습니까?”
“예. 집 지키는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그 개가 아주 사납지요?”
“예, 아주 사납습니다. 그런데 개가 사나운 것과 술장사가 안 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상관이 있지요.
사람들은 보통 어린아이들을 보내 술을 사오도록 합니다.
그런데 술병을 들고 찾아온 아이를 누가 제일 먼저 맞습니까?
사납게 으르렁대는 개입니다.
겁이 난 아이는 술집 안으로 들어올 생각도 못하고 다른 술집으로
발을 돌려버립니다. 그러니 당신 집에서 빚은 술이 아무리 향기롭고
맛있어도 팔리지 않았던 겁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고사에 나오는 술 사러가는 아이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나 어릴 때 술을 사러 갈 곳은 세 곳 정도였다. 하나는 작은 구멍가게 인데
막걸리에 물을 섞는다는 소문으로 가지말라는 아버지의 엄명이 있었고,
또 한군데는 군 피엑스인데 그 곳 또한 물을 많이 섞어서 아버지가 금방 알아보는
그런 곳이었다.
나머지 갈 곳은 딱 한 곳 박씨네인데 그 당시 4대악중의 하나인 밀주를 맛나게 담궈서
아버지의 입에 맞는 술집이라서 아버지는 꼭 그곳에서만 사오라고 하여
나는 여간 난색이 아니었다. 죽음보다 더한 공포를 느꼇던 것이다.
이유는 그 집에 사나운 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개에게 엉덩이를 두 번이나 물린 경험이 있으며, 그때마다 나를 문 개의 털을 태워
내 엉덩이에 붙인 기억으로 인해 지금도 개에 대한 공포를 가시지 않게 하고 있다.

내가 장성하여 결혼을하고 내 가족들과 가다가 개를 만날 때는 그야말로 공황에 빠진다.
혼자서 개를 만나면 피해가거나 돌맹이를 잡거나 몽둥이를 준비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데,
가족들과 갈 때는 가장으로의 체면 때문에 돌맹이를 주을수도 없고 진퇴양난인데
발걸음을 떼는 것조차 어려운 공황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개에 대한 아주 안 좋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50년 가까운 세월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어린 청소년에게 술심부름을 시킬 수 없도록 되었으니 이글의 인용도
마땅치가 않을 듯 싶기도 하다.

‘구맹주산狗猛酒酸’은 재능 있는 선비가 훌륭한 책략을 가지고 군왕을 돕고자 하나
그 나라의 대신들이 사나운 개가 되어서 이 선비에게 달려들어 물어뜯는다.
이 때문에 군왕은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재능 있는 선비는 쓰이지 못한다는 가르침이다.
참으로 최근의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하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고사를 떠올리며 ‘왜 들그러시나’라고 외치고 싶다.

들어나는 이야기의 골자를 보면 청와대를 둘러싼 대통령에게 충성한다고 하는 자들이
자신의 입지나 대통령의 총애를 받기 위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충성경쟁을 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며, 야
당에서는 때는 ‘이때다’하고 맹공격을 퍼부어 대는 것이
그냥 액면대로 읽으면 ‘국정이 어지럽습니다 잘 좀하십시오’인데
들여다보면 ‘잘들 놀고 있다 이이제이(以夷制夷) 잘 한번 싸워봐라’는 확인사살용이다.
진흙탕에 개싸움(泥田鬪狗)은 그냥 보면 재미가 없다. 옆에서 물도 끼얹고
작대기로 쑤셔서라도 개들이 더 흥분하게 해야 더 잘 싸운다.
지금의 여야만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60다된 나의 경험측상 한 번도 조용한 적이 없고
역사 드라마 보아도 마냥 그 꼴이니
아마도 조선500년에도 군왕의 권력이 강할 때만이 그나마 국민들이 조용했던 것 같다.
즉, 결정권자인 최고 권력자의 용단이나 진정성 있는 카리스마가
작용하지 않으면 이러한 불협화음은 지속되어지리라 생각이 든다.

실체적 진실이 어떤 것이던 고대로부터 현세에 이르기 까지 정권을 둘러싼
이러한 싸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는 것이 정치판이란 사실을 확인해준다.
그 이야기들이 정치인들이 모르는 소리도 아닐테고 잘 안되니까 잘하라고
전해 내려오는 가르침일 것이다.

정치판은 안에서 안 흔들면 밖에서 흔들려든다.
안에서 흔드는 것을 잡으면 밖으로 튀고,
안이 조용하면 밖에서는 저희들끼리 다 해먹은 다는 불안감에 소통부재라며
또 잡고 흔든다. 어지러운 형국이다.
모두 국민을 팔고 있지만 그 국민들은 모두 혼란하다.
법대로 하면 정치력이 부재라하고 법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흉내 내면서
법대로 하라고 한다.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이란 한비자의 군왕에게 고하는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조월인 선생에게서 받으면서 참으로 많은 깨우침을 받은
좋은 글이기도 하다.
어느 사전에는 일본의 근대법개념이라 설명이지만
이는 한비자(기원전 2세기)의 이야기에 근원을 둔 것으로서
비(非)는 이치를 이길 수 없고, 이치는 법을 이길 수 없으며
법은 권력을 이길 수 없고, 권력은 천(민심)을 이길 수 없다. 는
엄한 가르침이다.

정치인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좋은 글인데,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이
하늘의 흉내를 내고 있어 나라가 시끄러운 것이다.
‘국민’ ‘국민’ 하면서 그들이 노리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오로지 국민의 이익에 충실 할 수 있는 정치력이란 존재 할수 없는 것인가?
제발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국민들은 편안하고 싶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