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작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신간 '명사들의 문장강화'의 저자 한정원 작가는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매체 덕분에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무척 다양해졌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블로그나 커뮤니티, SNS 등 누구나 길고 짧은 글들을 자기만의 공간에 마음껏 쓸 수 있는 시대가 왔고, 또한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일 버킷리스트에 ‘책 쓰기’를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바야흐로 글쓰기의 대중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분들이 글쓰기 앞에서 소질과 재능을 탓하며 망설인다. 그런 이들에게 한 작가는 말한다. 수영이나 피아노를 배우듯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다만 그 동기의 간절함과 꾸준히 연마하는 정도에 달린 것이라고. 처음엔 서툴러 넘어지고 틀리기를 수없이 반복할 테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고 익숙해지고 나면 글쓰기는 어느새 나만의 비밀병기가 돼 있으리라고.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작가들도 여전히 글쓰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방송작가 출신 한 작가 역시 그렇다. 한 줄도 써지지 않는 날엔 자괴감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만 싶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 났을 때의 짜릿한 쾌감은 그 무엇도 대신해주지 못한다. 또 누군가가 그녀의 글을 보고 힘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해오면 글쓰기의 공공적 효과까지 만끽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주장한다. 모든 사람이 작가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지만,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고!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의 마음만 준비됐다면 말이다.
'명사들의 문장강화'는 이렇듯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됐다. 이미 글쓰기를 자기 삶의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자신의 삶에서 차지하는 글쓰기의 의미를 묻고,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방법을 탐구한 이 프로젝트에는 시인, 소설가, 번역가, 교수, 박사, 칼럼니스트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문장가들이 참여했다.
한 작가는 글쓰기의 기술적인 작문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명사들이 생각하는 좋은 문장이란 무엇이며 깊은 감동을 준 문장은 어떤 것인지, 또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글쓰기를 연마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등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그들의 목소리로 오롯이 엮어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글쓰기야말로 자기 삶에서 최고의 성찰의 시간을 제공해준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명사 열 명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놀라운 그림 한 장을 완성했다. 그들의 문장론 속에 투영된 그들의 삶을 조명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지적 여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론을 규명하기 위해, 또 그런 날것의 모습으로서 타인과 소통하고 세상에 기여하고자 그들은 글을 썼다. 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은 모두 글쓰기를 생활화하고 있고, 글쓰기란 것이 특별한 사람들의 특수한 활동이 아니라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삶의 나침반이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한 작가는 기자와 만나 "좋은 글은 글 쓰는 이뿐만 아니라 그 글을 읽는 독자까지 치유하고 감동시킨다. 대체 어떤 책이, 어떤 문장이 가슴을 흔들었으며, 그들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했다"며 "이 책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작문법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 아니라 그보다 더 앞선 것에 대한 이야기다. 왜 글을 쓰고, 무엇을 써야 하며, 쓴다면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줄 것이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방송작가로 오랫동안 일하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졌다. 이 시대 지식인들이 사랑한 책과 그 치열한 지성의 영혼을 정갈한 문체로 담아낸 '지식인의 서재'와 인문 정신을 경영 철학으로 승화한 경영자들을 1년 동안 인터뷰해 펴낸 'CEO의 서재'로 많은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매일 치열한 글쓰기 작업에 파묻혀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왜 글을 쓰는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웅숭깊은 질문이 다가왔다. 그뒤 1년여 동안 시인, 인문학자, 경제학자, 역사학자, 번역가, 베스트셀러 작가 등등 내로라하는 당대의 문장가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돌아와 문장과 글과 삶에 관한 지혜와 성찰이 담긴 이 책을 완성했다.
한 작가는 이 책에서 글쓰기의 기술이나 작문법을 다루지 않는다. 그보다 더 앞선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힘을 가진 글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해 유쾌하고도 진지한 논의를 담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매일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삶, 나아가 지적으로 충만한 삶의 아름다운 입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