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소비심리 14개월 만에 최저…세월호 사고 직후보다 안 좋아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10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세월호 사고 영향이 컸던 올해 5월 지수인 105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CCSI는 2003∼2013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100)으로 삼아 이보다 수치가 크면 소비자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는 낙관적이고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0년 77.3%에서 2011년 76.7%, 2012년 74.1, 지난해 73.4%로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아직 올해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3분기 수치를 보면 소비심리가 얼마나 얼어붙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외식업계·유통업계 '울상'…'12월 특수' 과연?
외식업계와 유통업계에 12월은 말 그대로 대목이다. 크리스마스와 잦은 연말 모임, 선물수요 증가로 연 매출의 10% 이상을 12월에 올린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외식업체 10곳 중 9곳이 올해는 '연말 특수'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549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9%가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전년대비 12월 예상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58.8%였으며 작년과 동일한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답한 업체도 32.1%에 달했다. 반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9.1%에 불과했다.
실제 지난달 매출도 작년 같은 달보다 감소해 응답 업체의 73.2%가 작년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매출 감소율은 업체당 평균 21.9%였다.
경기진단의 바로미터인 백화점 매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1일부터 정기세일을 시작한 롯데백화점의 6일까지의 매출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8.2%)에 크게 못 미쳤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쳐 1년 전 매출 증가율(7.2%)보다 현저히 낮았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4% 오르는데 머물렀다.
문제는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릴 것이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소매판매액지수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소비자심리지수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민간소비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가계가 돈을 쓰기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확대하고 있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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