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인질극,IS 보복 가능성,한국계여대생 등 인질 일부 탈출..15시간넘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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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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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호주 ABC' 홈페이지] 호주 시드니 인질극 호주 시드니 인질극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호주 시드니 도심 카페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인질극이 발생했다. 인질극은 현재까지 15시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일부 인질들은 탈출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아직 없다.

호주 국영 ABC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15일 오전 9시(현지시간)쯤 시드니 시내 금융중심가인 마틴플레이스의 린트 초콜릿 카페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이날 밤 12시 현재까지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밤 11시쯤 되자 괴한과 인질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카페 내부의 조명이 모두 꺼졌고 안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인질들 숫자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언론들은 애초 인질의 숫자를 손님 30여명과 종업원 10여명 등 40여명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뉴사우스웨일스 경찰 측은 인질의 숫자를 30여명 미만으로 보고 있다.

인질 중 이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한국 교민 여대생 배모 씨 등 5명은 이날 오후 탈출했다. 오후 4시 직전에 남자 손님 2명과 남자 종업원 1명이, 이어 오후 5시쯤 배씨를 포함해 여자 종업원 2명이 탈출했다. 이들 인질들의 탈출 현장도 포착됐다.

AP는 “탈출한 인질 중 남자 1명만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인질극을 벌이는 무장 괴한은 1명으로 추정된다. 이 괴한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무장괴한 1명 외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페 안에서 인질 두 사람이 범인의 강요로 검은색 바탕에 흰색 아랍어 문자로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 무함마드는 신의 사도이다'라고 쓰인 이슬람교 신앙 고백문(샤하다) 깃발을 든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현재 호주는 미국이 IS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습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에 대한 IS의 보복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인 '채널 텐'은 “카페 내 인질 2명을 직접 취재한 결과 범인이 IS 깃발 하나를 카페로 가져다줄 것과 토니 애벗 총리와 직접 대화하게 해줄 것 등 2가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범인이 린트 카페와 시드니 상업지구(CBD)에 각각 2개의 폭탄을 설치해놨다”고 전했다.

시드니 라디오방송 '2GB'는 “카페 내 인질을 취재한 결과 범인은 호주가 IS의 공격을 받고 있음을 전 세계가 알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45분 신고 전화를 받고 특수경찰을 출동시켰다. 인질 구조작전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호주 경찰은 마틴플레이스 인근 도로와 지하철 역, 주요 건물 등을 봉쇄했다. 중무장한 경력을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드니 도심을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도 통제됐다.

마틴플레이스에는 시드니 주재 미국총영사관과 매쿼리그룹 본사, 호주연방준비은행 등 주요 외국 공관과 기업체들이 있다. 연말 쇼핑객으로 붐비는 지역이다.

미국 정부는 즉시 시드니 총영사관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또한 시드니 내 미국 시민에게 안전을 당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상황을 보고받았다.

또한 이날 오전 시드니의 관광명소인 오페라하우스에서도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이로 인해 사무국 직원과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토니 애벗 총리는 사건 발생 직후 국가안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애벗 총리는 “정치적 동기로 발생한 사건일 수 있다”며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의 법집행기관과 치안조직이 잘 훈련돼 있고 철저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모든 국민이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호주는 지난 9월 테러경보위험수준을 '보통(medium)'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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